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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처럼…당근, '인플루언서' 모집하는 속내는

  • 2025.03.11(화) 07:40

숏폼 콘텐츠 강화…'당근 스토리' 활성화
영상당 최대 1000원 지급…인센티브도 제공
국민 5명 중 2명이 유저…광고수익 확대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인플루언서를 선정해 숏폼 콘텐츠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들이 인플루언서 제도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한 것과 같은 모델이다.

당근마켓이 이같은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플랫폼의 수익성을 높이고 사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유용한 정보와 혜택을 얻고, 광고주들은 비용 대비 높은 홍보 효과를 얻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식점 후기 공유했을 뿐인데

당근 이용자인 A씨는 매일 동네에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방문한 영상을 당근에 올려 당근으로부터 영상 한 개당 800~900원가량의 당근머니를 지급 받았다. A씨가 당근으로부터 인플루언서로 선정되면서다.  A씨는 "큰 돈은 아니지만 차곡차곡 모으니 나름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먹거리 카페,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당근 스토리 인플루언서 후기가 공유되면서 당근 사용자들의 당근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근 스토리는 당근마켓이 운영하는 숏폼 콘텐츠다. 당근 앱 이용자라면 누구나 영상을 제작해서 올릴 수 있다. 

다만 영상을 통해 보상을 받기 위해선 당근으로부터 인플루언서에 선정돼야 한다. 숏폼을 3개 이상 업로드한 후 지원서를 당근에 제출하거나 당근이 직접 영상을 업로드한 사용자에게 연락해 인플루언서로 선정하는 식이다. 영상의 누적 조회수와 업로드 수가 많을수록 인플루언서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근 인플루언서 보상 받은 후기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인플루언서로 선정되면 당근 앱 내 프로필 상에 닉네임과 인플루언서 배지가 부여된다. 인플루언서가 영상을 올리면 영상의 퀄리티에 따라 최대 1000원까지 보상을 지급한다. 여기에 조회수가 높으면 1개월에 1회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업로드한 영상이 조회수 500회 이상에 좋아요 15개 이상을 받을 경우 영상당 인센티브 1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식이다.

인플루언서로서 보상받기 위해선 조건도 있다. 한 달에 2개 이상의 영상을 업로드해야 하고, 영상 길이는 15초 이상이어야 한다. 또 영상에 대한 설명은 최소 30자 이상 적어야 한다. 목소리로 직접 내레이션을 하거나 음악도 첨부해야 한다. 사진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 아닌 영상 형태로 업로드 해야 하는 등의 조건도 있다.

당근은 광고성 게시물을 차단하기 위한 도구도 마련해뒀다. 광고나 협찬을 받은 영상일 경우엔 '#협찬', '#유료광고' 등의 해시태그를 넣도록 하고,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음식, 물품 등 모두 직접 사용자 본인의 돈으로 구매한 경우엔 '#내돈내산'이라는 해시태그를 넣도록 했다. 

숏폼 SNS화 시작

업계에서는 당근이 숏폼 시장에 도전한 것에 대해 광고 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당근마켓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278억원으로 전년보다 155.9% 증가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세와 달리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적자 폭은 한층 줄어든 상태다. 2022년 영업손실은 565억원에서 2023년 11억원으로 줄었다.

당근을 운영하는 당근마켓의 영업수익은 광고, 상품판매, 수수료, 기타로 나뉘어 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광고수익이다. 지난 2023년 광고수익은 1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9% 증가했다. 

당근 구 당근마켓 연간 실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사용자가 많을수록 광고 수익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당근은 그동안 단순히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부동산 직거래, 동네 먹거리 찾기, 동네 전문가 찾기, 지역 기반 모임 모집 등을 운영 중이다. 

당근이 일정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선 광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당근이 사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활동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당근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4000만명이다. 월간 사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2000만명에 육박했다. 국내 인구 5명 중 2명은 당근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숏폼 '붐'에 올라타자

숏폼 콘텐츠는 현재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상에서 각광받고 있는 콘텐츠 형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숏폼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약 52조원)다. 향후 5년 간 연 평균 6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근이 당근 스토리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23년 11월부터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했다. 올해 당근은 인플루언서 모집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당근은 인플루언서 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당근스토리 홍보영상 /사진=당근 캡처

업계에서는 당근이 당근 스토리를 통해 사용자 확대를 이룰지 주목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당근이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일으키는 동시에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찾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채호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숏폼 인플루언서 시스템은 유저들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업로드하면서 자연스럽게 당근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홍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도"라며 "다만 콘텐츠를 지나치게 검열해 제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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