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편의점들의 와인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점포는 내부 공간 부족을 이유로 와인랙을 외부에 비치하는 경우도 있다. 편의점들이 와인을 주력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관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최근 몇 년 간 편의점업계의 성장을 이끈 건 주류다. 와인을 필두로 위스키와 하이볼 등 수입주류는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며 2030 주류 소비층을 끌어들였다. 편의점 브랜드들 역시 기존 점포에서 주류 매대를 크게 늘린 '주류 특화 점포'를 늘려나갔다. GS25의 경우 전체 점포의 절반 가까이가 주류 특화 점포일 정도다.
이전보다 다양한 주류를 취급하면서 점포에서는 공간 관리가 중요해졌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취급 주류를 늘리다보니 진열 공간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각 편의점 점포들은 행사 상품이나 일부 매대를 편의점 외부에 비치하는 식으로 늘어난 상품들을 진열하기도 한다.
문제는 날씨다. 날씨가 선선한 봄·가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30도가 넘는 한여름이나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와인의 품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와인은 다른 주류보다 온도·햇빛에 민감하다. 와인 셀러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다.
실제로 일부 편의점 점포들은 최근 몇 주간 30도가 넘는 고온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점포 외부에 와인을 진열하고 있었다. 내부에 와인을 비치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다. 한겨울에 와인을 외부에 비치해 와인에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와인 애호가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외부에 진열된 편의점 와인을 구매했다가 맛이 변질된 경우가 있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내부에 진열된 와인이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진열 공간의 문제로 세워서 보관되고 있는 와인이 많기 때문이다. 와인은 살짝 눕혀 보관해 코르크가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편의점 와인은 세워서 보관해 코르크가 마르는 경우가 많다.
책임은 어디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내부 매뉴얼 등을 통해 점주들에게 와인 관리 방침을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마트24의 경우 '10~18도에서 직사광선을 피해 눕혀 보관할 것', '와인병을 세워 보관하면 마개(코르크)가 말라 맛이 변할 수 있다' 등의 주의사항을 경영주에게 교육하고 영업 담당자가 점포에도 안내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들도 온도와 직사광선 주의 등 비슷한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분기별로 점포에 공지를 내려 상품 보존 및 유통 기준에 맞춰 진열 및 판매가 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격주로 진행되는 FC(영업관리직) 회의에서도 이를 교육해 점포에서 준수가 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사업의 특성상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의 경우 실내 진열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게 편의점 본사들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와인 발주와 진열 등은 법적인 문제가 아닌, 점주의 권한이기 때문에 안내와 권고를 넘어 실내 진열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내 진열을 권고드리지만 내부 공간 협소 등의 문제로 외부 진열을 하는 점주들이 일부 있는 건 맞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이를 강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편의점 본사가 매출 증대를 위해 중·고가 와인 종류를 늘리고 특화 점포를 만들면서도 이에 대한 관리는 점포에 떠넘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와인 관리 안내에 머물지 않고 와인 보관에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거나 와인 셀러 임대 등을 통해 품질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통해 와인에 입문한다"며 "편의점들이 와인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만큼 품질 관리의 수준도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