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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안녕"…'J컬쳐' 덕에 다시 부는 '사케 열풍'

  • 2025.10.23(목) 16:08

올해 9월까지 위스키 수입량 1만7000톤
2023년 3만톤 정점 이후 30~40% 감소세
사케 수입량, 2018년 이후 최대치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일본 주류의 강세가 맥주에서 사케(일본식 청주)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층의 주류 트렌드로 떠올랐던 위스키가 시들해지는 사이 사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추세다. 저도수 주류 선호도가 여전한 데다, 일본 문화가 다시 대세로 떠오르며 일본의 대표 저도수 주류인 사케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는 위스키, 뜨는 사케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의 위스키 수입량은 1만7562톤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 역시 1억6876만달러로 6% 줄었다. 연말까지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 2023년 3만톤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감소하게 된다. 

위스키 수입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반면 사케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3109톤에서 2022년 4840톤으로 뛰더니 2023년엔 5000톤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5684톤으로 더 늘었다. 올해에도 9월까지 4800톤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13.5% 늘어난 양이다. 연말까지 6000톤 돌파가 유력하다. 사케 수입량이 6000톤을 넘는다면 지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위스키 소비 감소와 사케 소비 증가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불었던 '홈술' 열풍의 수혜를 봤던 위스키는 수요 증가로 몇 년새 가격이 크게 뛰었다. 그 와중에 엔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불황이 찾아오면서 고가의 위스키를 찾는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사케 수입 추이/그래픽=비즈워치

그 자리를 대체한 게 사케다. 사실 사케는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었던 주종이다. 2000년 100톤 남짓했던 사케 수입량은 2013년까지 한 번의 역성장 없이 늘어나며 4000톤대에 진입했다. 2018년엔 63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항 중이던 사케를 가로막은 건 '노 재팬 운동'이었다. 

노 재팬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사케 수입량은 4000톤대로 급감했다. 뒤이어 터진 코로나19로 사케 수입량은 더 줄었다. 하이볼 등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를 통해 '홈술' 열풍을 탄 위스키와 달리 사케는 대부분 이자카야 등 일본풍 주점에서 소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노 재팬 운동도 가라앉으면서 사케 수요가 다시 늘어났다. 

왜 사케일까

사케가 수입주류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도수가 낮아 마시기가 편하다다. 사케는 일반적으로 13~15도로 소주보다 도수가 낮다. 또 향이 부드러워 여러 음식에 잘 어울린다. 그만큼 접근성이 높다. 특색이 강하지 않아 다양한 음료에 섞어 마시기에도 좋다. 

수입 주류 중 와인이나 위스키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중저가 사케를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수입된 위스키의 평균 가격이 톤당 1만1000달러 안팎인 데 비해 사케의 경우 4460달러 정도로 채 절반이 되지 않았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간바레오또상 캔./사진=세븐일레븐

'J컬처'가 국내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사케 열풍의 주 요인 중 하나다. 올해 국내 영화 박스오피스 톱 10에는 '귀멸의 칼날:무한성편', '체인소 맨:레제편'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2편이나 올라 있다.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던 이자카야도 다시 확산세다. 올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규모는 약 595만명(8월까지)으로 2위 베트남(287만명)의 2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는 일본식 주점 등에서 주로 사케를 소비했던 국내 소비자들이 가정에서도 사케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 여행을 통해 일본 음식과 주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국내에 돌아와서도 사케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중저가 사케를 주류 매대의 전면에 부각하며 고객 몰이에 나서면서 '가성비 사케'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롯데마트의 대용량 사케 '스모'/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중순부터 인기 사케 '스모'의 1.8ℓ 대용량 팩을 1만7900원에 판매 중이다. 지난 6월 출시한 '간바레오또상' 1.8ℓ가 흥행에 성공한 데 따른 후속 행보다. GS25의 경우 추성훈과 손잡고 사케 베이스의 '아키 스파클링 하이볼'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간바레오또상'의 캔 버전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사케는 이자카야나 초밥집, 오뎅바 등 일식을 즐길 때나 마시던 주류였지만 최근엔 한식이나 양식에도 페어링할 만큼 보편적인 주류가 됐다"며 "한국 청주와 맛이 비슷하면서도 종류와 구분이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점도 젊은 층에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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