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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류업계, '헬시플레저'에 '내수 침체'까지

  • 2025.11.24(월) 07:00

달라진 음주문화, 주류 매출 둔화로
하이트진로, 매출 5년 만에 역성장
신규 카테고리 강화…성장동력 모색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주류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내수 경기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까지 겹치면서 주류 기업들의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확산된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회식 문화 축소가 음주량 감소로 이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저도·무알코올 제품 강화와 해외 공략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주류 산업이 내수 기반의 성장 모델인 만큼 사실상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주에서 멀어지는 MZ세대

대학가 술집 거리 분위기는 몇 년 사이 크게 바뀌었다. 빈자리가 늘었고, 남아 있는 손님들의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테이블에는 소주와 맥주 대신 하이볼,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이 놓여 있다. 과거 대학가 음주 문화를 상징하던 '소맥(소주+맥주)'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주류 시장의 침체는 경기 요인과 트렌드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변화의 중심에는 2030세대가 있다. 이들은 과거처럼 강압적 회식이나 폭음 문화를 기피한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라 취향에 맞춰 가볍게 즐기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는 소주·맥주 중심의 주류 시장이 전통주·위스키·칵테일 등으로 다양화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국내 주류별 출고량은 맥주와 소주 모두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사회 구조 변화도 주류 수요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1인 가구 비중이 늘면서 가정 내 음주 자체가 줄었다. 외식 대신 배달음식 소비가 확대됐고 외식 기반의 술자리도 이전보다 감소했다. 여기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었다. 또 외식 물가 상승과 함께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 탓에 과거에 비해 맥주와 소주를 찾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체중 관리, 자기개발 등 루틴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주류 섭취량이 줄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10년 전 15세 이상 한국인의 평균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41ℓ였지만 2023년에는 6.93ℓ로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음주 자체를 줄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면서 "가계 부담과 대출 규제 강화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회식과 외식 빈도가 감소했고 이런 흐름이 전반적인 주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기의 주류업계

국내 주류업계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침체 흐름을 그대로 드러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9289억원, 영업이익은 181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 2.8% 감소했다. 5년 만에 매출이 역성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 시장 전반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적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주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맥주는 날씨 영향으로 수요가 둔화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 발포주 필라이트가 영향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도 부진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5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내수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면서 수요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개선된 배경에는 마케팅 비용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 대비 페스티벌과 판촉행사 등 주류 마케팅 비용이 빠지면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류업체들은 내수 중심의 전통 주류 시장이 한계에 직면하자 활로 찾기에 나섰다. 저도·무알코올 제품 확대, 하이볼 등 신규 카테고리 강화, 해외시장 공략이 핵심이다. 내수 기반이 약해진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이트 제로 맥주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에서 '테라-켈리' 투 톱 체제를 구축하고, 소주 시장에서는 '참이슬-진로' 제로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을 모두 강화하는 양방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외식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만큼 '집에서 마시는 소비'를 공략하기 위해 필라이트의 판매 확대에도 저극 나설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소주·맥주가 여전히 주류 산업의 중심축이지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소주는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을 이끈 '새로'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시장 입지를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맥주·기타 주류에서는 저도주 선호 트렌드에 맞춰 '별빛청하 스파클링', '순하리 레몬진' 등 타깃 세분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은 단순히 소비 심리 위축을 넘어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달라지고 있다"면서 "이제 생존은 제로 슈거, 하이볼 등 다변화되는 개인의 취향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성장 한계에 다다른 내수 시장을 대신할 해외 판로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개척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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