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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16년 만에 IMF 고위직 첫 진출 '격세지감'

  • 2013.11.27(수) 10:00

이창용 ADB 수석이노코미스트 IMF 아태국장 임명

이창용(사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임명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16년 만에 IMF 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실무급 최고위직을 배출하면서 180도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IMF는 26일(현지시각)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이창용 이코노미스트를 IMF 아태국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공식근무는 내년 2월 10일부터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선임 배경에 대해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함께 금융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서울대 교수를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2009년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으로 일했으며, 2011년부터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고 있다.

IMF는 총 188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다. 라가르드 총재와 데이비드 립튼 수석 부총재를 비롯한 4명의 부총재와 고문 2명, 20여 명의 국장이 있다.

아태국장은 중국과 인도, 일본, 아세안 등에 대한 경제•금융 감시와 금융지원 등을 담당한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면 실무급에선 최고위직으로, 한국인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 국장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학자나 해당 지역의 장관급 인사가 선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내정자는 올여름 이전부터 절차를 밟았으며, 100명이 넘는 후보들을 따돌리고 당당히 IMF 고위직에 입성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15개 국가를 대표하는 IMF 아태국장 배출은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부도 국가에서 구제금융을 주는 지원국으로 위상이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한보철강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마저 덮치면서 외환보유고가 바닥났다.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우리나라는 결국 그해 11월 22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으며, 12월 3일 구제금융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IMF로부터 195억 달러, 세계은행(IBRD)과 ADB로부터 각각 70억 달러와 37억 달러를 지원받아 가까스로 외환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대가는 혹독했다. IMF는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가로 25%에 이르는 살인적인 고금리와 함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대형 은행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았다.

16년이 지난 후 우리나라는 180도 달라졌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구조조정과 함께 경제 체질을 개선한 덕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432억 달러로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많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오히려 투자 안전지대로 꼽히면서 달러가 몰려들 정도다.

윤종원 IMF 이사는 “아태국장은 IMF 내에서 아시아 경제 관련한 의사결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라면서 “앞으로 IMF와 아시아경제에서 한국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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