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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만큼 위험'...은행, 주택대출 확 줄인다

  • 2017.01.04(수) 12:00

은행 대출행태서베이, 1분기 신용위험 급등
은행, 가계 주택자금 대출 위주로 심사 강화

국내 은행들이 올해 초 가계 주택자금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어, 대출을 조이는 강도가 갈수록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 지수는 -30으로 뚝 떨어졌다.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던 지난해 4분기보다 더 낮다. -30은 2007년 1분기 -4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소득 개선 제약과 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이 예상된다"며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담보 가치 하락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대출 태도가 보다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자료=한국은행

은행들의 전체 대출 태도는 -19로, 지난해 말 -26보다는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대내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과 기업의 영업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는 것은 올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도를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내다보는 올 1분기 신용위험 지수는 40으로, 전 분기(22)보다 급격하게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 34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며, 2008년 4분기 44 이후 가장 높았다.

▲ 국내 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도. 자료=한국은행

신용위험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 모두 높아졌다. 대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30으로 전분기(23)보다 높아졌고, 중소기업의 경우 27에서 43으로 급등했다. 특히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전분기(13)의 세 배 가까이 높은 37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경우 부채 누증에 따른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 악화, 소득 개선 제약 및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 상환 능력 약화 등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대출 조이기에 나서지만,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계의 경우 생활자금을 위한 일반 대출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 자료=한국은행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 보험사의 대출 심사도 깐깐해진다. 비은행금융사들도 올 1분기 신용위험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다만 신용카드사의 경우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쟁 심화와 대출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대출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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