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빠르게 불어나던 가계부채 규모가 연말 들어 확 꺾였다. 대출 수요가 몰렸던 10~11월 이사철이 지난 데다가,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증가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 12월 3.5조원 증가…금리 인상 영향
한국은행은 12일 '2016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12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3조 5000억원 늘었다. 이사철인 10~11월에 각각 7조 5000억원, 8조 8000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또 지난해 2월 2조 9000억원 이래 10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적었다.
▲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은 전달 대출 수요가 몰렸고, 12월 들어 주택거래량이 줄면서 가계 대출 증가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000호가량으로, 전달 1만 1000호보다 크게 줄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은행의 대출 금리가 오른 영향도 컸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전월의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중심의 대출 선수요가 12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 축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도 꺾여
직장인의 생계형 자금 등으로 쓰이는 마이너스대출 증가세도 꺾였다. 12월 마이너스대출 규모는 전달보다 2000억원가량 줄었다. 직장인들이 연말 상여금을 받아 대출을 일부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대출도 크게 줄었다. 대기업 대출은 9조 2000억원가량 줄였고, 중소기업 대출 역시 5조 8000억원 줄였다. 은행들이 연말에 부실채권을 매·상각하고, 기업도 부채비율을 관리하느라 대출금을 일시상환하면서 대출금이 줄었다.
▲ 자료=한국은행 |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지난 한 달 5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앞서 10월과 11월엔 2조원 이상씩 늘어나 우려가 컸다.
12월 중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중심으로 9조원 늘었다. 연말 재정집행 자금 유입, 상여금 수취에 따른 가계자금 유입의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전달보다 16조원 줄었다. 채권형 펀드도 3조 5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