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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 버티던 삼성·한화, CEO 리스크에 '백기'

  • 2017.03.02(목) 16:10

금감원 중징계 결정에 교보 '변심'도 부담
삼성 이어 한화도 3일 '전액지급' 결정할 듯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금융감독원이 최고경영자(CEO) 문책경고와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내리자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

이로써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3년간 끌어왔던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은 마침표를 찍었다. 보험사들이 약관을 잘못 만들어 시작된 이번 논란은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 보험사와 금융감독원의 진흙탕 싸움, 대형 보험사들의 원칙 없는 입장 번복 등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면서 보험 업계에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가 많다.


◇ 삼성생명, CEO 연임 무산 위기에 '백기'

삼성생명은 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살 관련 재해사망보험금 미지급액 전액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급 규모는 총 3337건, 1740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소비자 보호 및 신뢰 회복 차원에서 이같이 결의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지급을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역시 오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자살보험금 추가 지급 방안을 긴급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겠다며 함께 버텼던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입장을 선회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화생명 역시 미지급 전건 혹은 전액을 지급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번 건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삼성과 한화에 나란히 CEO 문책경고를 내렸고, 일정 기간 재해사망보장 신계약 판매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일부 영업정지를 각각 3개월, 2개월로 결정했다.

금감원 제재심이 열리기 직전 미지급 전건에 대해 보험금을 주겠다고 결정한 교보생명의 경우 CEO 중징계를 간신히 모면했다. 대신 교보생명 역시 1개월 일부 영업정지를 받았다. 
관련 기사 ☞ 자살보험금 논란 '종지부'…금감원·보험사 모두 상처만

◇ 뒤늦게 제재 수위 낮추기 '꼼수' 지적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를 낮추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CEO가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갈 수 없게 된다. 특히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경우 금융감독원장이 중징계를 확정해 통보하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이밖에 2~3개월의 영업정지 기간 신규 보험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면 매출액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3사 모두 향후 3년간 신사업 진출이 금지되는 것도 부담이다.

이번 결정으로 두 보험사에 대한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 낮아지리라 전망된다. 금감원장의 자문기관인 제재심의위원회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임원에 대해서는 금감원장이 수위를 확정한다. 기관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 이 과정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자살보험금 논란은 보험사들이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판 재해 특약에, 계약한 뒤 2년이 지난 자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을 잘못 넣으면서 시작됐다. 일반 생명보험 상품에는 이 문구가 들어가지만, '재해' 특약에서 자살보험금을 보장한다고 한 것이 실수였다. 금감원은 뒤늦게 '잘못된 약관이라도 약속한 대로 지급하라'고 압박했고, 보험사들은 '자살은 재해가 아니다'며 지급을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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