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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이는 가계부채…이젠 취약층 관리 모드로

  • 2017.04.20(목) 17:43

은행 이어 저축은행·상호금융사도 증가세 둔화
'연체관리 강화' 실직·폐업하면 원금상환 3년 유예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던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올해 1분기 들어 점차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을 옥죈 뒤 저축은행 등 2금융사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마저도 완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제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취약계층 부실화 등 부작용을 줄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직이나 폐업 등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최대 3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한 데다가 질까지 악화한 터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차주 연체부담 완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은행 이어 2금융권도 증가세 둔화 분위기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올해 1분기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조 9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3월만 따져보면 지난해에는 8조 2000억원 늘었는데 올해는 5조 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추진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를 은행권에서 전 금융권으로 점차 확대한 영향이다.

은행권의 경우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 9000억원 줄어든 6조원에 그치며 증가세 둔화 흐름이 확연하다.

▲ 자료=금융위원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 등 2금융권은 풍선효과로 인해 1분기 증가세가 전년 같은 기간 8조원보다 오히려 1조 3000억원 늘었다. 다만 올해 3월 들어서는 2금융권에서도 증가 속도가 줄었다. 지난해 3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3조 5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2조원으로 축소했다.

정부는 올해 내내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 업권에 걸쳐 금융사들이 자체 계획한 올해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속해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취약층 연체 관리 강화…실직·폐업 시 상환 유예

정부는 그러면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취약층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데다가 질까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대응에 나선 것.

금융위는 20일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될 경우 원금 상환을 3년간 유예해주는 대책을 포함한 '가계대출 차주 연체부담 완화' 방안을 내놨다.

우선 올 하반기부터 연체가 우려되는 소비자에게 이용 가능한 지원제도를 미리 안내하도록 했다. 실업이나 폐업, 질병 등으로 채무 상환이 어려워지면 최대 3년 원금상환을 유예해주는 대책도 내놨다. 실업수당 확인서류나 폐업신청서류, 입원확인서 등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본인이 증명해야 한다.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졌을 때 금융사가 하는 담보권 실행을 1년간 유예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연체이자 산정체계도 손본다. 금융사들이 올 하반기 중 연체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국내 연체 차주는 77만명가량으로 이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주는 약 8만7000여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가계대출 차주 연체부담 완화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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