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춤하는가 싶던 은행 가계대출은 3월 이사철을 계기로 다시 늘고 있다.
◇ 경기변동 취약한 비은행 신용대출 190조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 기타대출(신용대출) 잔액은 190조 2600억원을 기록했다. 2월에만 1조 2000억원가량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의 경우 2월 중 8338억원 증가해 174조 9300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대출 중에서도 담보가 없는 기타 대출은 경기 변동 등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2월 중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2조 7200억원가량으로 은행(1조 2000억원)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2월에만 5041억원 늘었고, 상호금융사 역시 1조 1708억원 증가했다.
▲ 자료=한국은행 |
은행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1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조 9000억원으로 전달과 같았다.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난 2년간의 3월 대출 증가 규모(평균 4조 8000억원)보다는 낮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분양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도금 대출 등이 꾸준히 취급되면서 2조 6000억원가량 늘었다. 전달 2조 1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했다.
◇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 지속
3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전달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분기 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전달보다 2조 4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이 부채 비율 관리를 위해 차입금을 일시상환한 영향도 받았다.
중소기업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각각 2조 6000억원, 1조 9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올해 들어 지속해 증가 규모가 커지고 있다.
▲ 자료=한국은행 |
3월 중 은행 수신은 전달보다 1조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의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 등으로 6조 4000억원 증가했는데 다른 수신이 줄어들면서 전체 은행 수신이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3조 4000억원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자금을 찾으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5조 2000억원 줄었고, 주식형 펀드도 주가 상승에 따른 환매 규모 증가 등으로 2조 2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