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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3~4월 총력전' 왜?

  • 2017.03.31(금) 15:13

봄 이사철 수요로 대출 급증 가능성 사전 차단
5월 대선 앞두고 '차기정권 최대현안'으로 부상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관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반면 제2금융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들어서도 빠른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3~4월 봄 이사철을 맞아 초장에 가계대출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 특단의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오는 5월 대선 직후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1300조원대까지 불어난 가계부채가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안정적 관리 역시 다음 정권의 중요한 정책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 강도 높이는 가계대출 억제책‥다음 정권 의식?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억제책을 쏟아냈지만 기대만큼 약발이 들지 않자 더욱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어제(30일)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에 대해 신규 집단대출을 아예 중단토록 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관리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상호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한 자릿수 이내로 관리키로 한 바 있는데, 이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주간 단위로 가계대출을 집계해 집중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달 13일부터는 자산 1000억원 이상의 상호금융권(조합·금고)에 맞춤형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또 고위험대출 적용 범위를 3억원에서 2억원으로 강화하고, 추가충당금 적립률도 20%에서 30%로 높였다.

금융당국은 최근 한달새 여러차례에 걸쳐 제2금융권에 대한 대책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이사철 수요로 가계대출이 폭증할 수 있는 3~4월에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3~4월 초장에 잡아야 한다"며 "계절적 수요가 있는 이 시기가 지나면 안정적으로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 안팎에선 오는 5월 대선 직후에 있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최대 현안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집중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유력 주자 중 한명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가계부채 7대 해법을 제시하면서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를 언급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 제2금융권 풍선효과에 자산확대 경쟁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의 영향이 크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경우 은행권과 비교해 자산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1금융권에 대한 규제, 저금리 등을 틈타 자산확대 경쟁을 벌인 영향이 큰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의 경우 비과세 혜택 등으로 예금은 빠르게 늘어나지만 이 자금을 운용할 곳은 마땅치 않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이 어려워지면 기업대출을 하거나 주식·채권투자 등 다양한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상호금융은 신용평가 역량 등에 비춰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렵다. 남는 자금을 각 중앙회를 통해 채권 등에 투자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과거 동양사태 등을 거치면서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보통 대출하고 남는 자산은 중앙회에 예치해 이를 운용한 뒤 이자를 지급하는 식"이라며 "가계대출을 못하게 되면 그만큼 자산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각 금고 입장에선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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