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연쇄적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해 시장 유동성의 유동성이 줄고, 그 영향으로 국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통화당국이 올 연말까지 금리를 작년말 대비 1%포인트 높인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볼 때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내 0.96% 상승하고,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은 연말까지 평균 2% 가까이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6일 '미국 기준금리 변화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충격과 금융시장으로의 충격 전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산금리 및 신용금리스프레드의 급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 변동이라는 변수만으로도 주택시장 위축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가계부채의 감소를 위해 금융규제를 강화하면 더 큰 주택 및 금융시장 충격이 우려된다는 게 이 보고서의 골자다.
▲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보고서를 쓴 노희순 연구위원은 "국내 기준금리 변동은 미국 기준금리 변동과 약 16개월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연내 한 번 이상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가산금리 등 리스크 비용이 늘기 때문에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매분기 0.25%포인트 총 4차례 인상돼 연말 최종적으로 1.75%에 이르게 되면 미국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작년말 1.49%에서 올 연말 1.72%, 내년말 1.78% 등으로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또 국내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3년 만기 자금시장에서 조달되기 때문에 연 금리가 작년말 3.13%에서 올 연말 4.09%, 내년말 4.59% 등으로 오른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하고 신용 스프레드(BBB-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가 커져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 때문에 주택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노 연구위원은 전국 아파트 가격이 각각 전년말 대비 올 연말 1.83%, 2018년말 2.11%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가격 하락 수준은 과거 입주물량이 집중됐던 2013년 3.0% 하락한 것보다는 폭이 크지 않지만 최근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하락폭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연구위원은 이어 "금리 상승기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정책은 주택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시장 리스크의 수요자 전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소구 주택담보대출 확대, 공적 보증 상품 확대, 낮은 금리의 정책모기지 확대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