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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이는 KB노조, 회장 선출 판 흔드나?

  • 2017.09.12(화) 17:32

설문조사 개입 정황…노조 "검찰 고발"
노사갈등 첨예…회장 선임 '영향' 주목

KB금융그룹 노동조합 협의회(KB노협)가 사측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윤종규 회장의 연임 관련 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 사측 개입 정황을 포착하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KB 노협은 12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정문에서 윤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첨예해지는 노사갈등이 차기 회장 선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칫 외부 인사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응답 4000건 조작 의혹…KB "노사 공동조사"

KB노협은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설문조사 개입이 의심스럽다"며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노협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사측 개입 정황을 발견했다.

KB노협은 계열사 조합원 1만6101명에게 문자를 보내 1만1105개의 답변을 받았다. 이중 4282개는 중복 응답이었다. KB노협은 "지난 6일 조사 마감을 앞두고 오후 3시부터 17개 IP가 4000개 이상의 중복 답변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답변의 99.6%는 연임 찬성 의견을 내 사측의 조작 의혹이 제기된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시간당 100건씩 제출되던 응답이 오후 3시부터 갑자기 1700~1800건으로 뛰었으며 모두 찬성 의견이었다"며 "한국노총 변호사와 법률을 검토 중이며 검찰 조사 시 IP 추적 등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KB금융은 기자회견 직후 "사측이 설문조사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사 공동조사를 요구하며 조사결과 노조에서 제기한 문제가 발견되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가 12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정문에서 윤종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회장 선임 영향 미칠까

KB노협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5일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은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 8월엔 HR 담당 임원 2명이 노조 선거 개입 문제로 사임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 임원의 노조 선거 개입 의혹은 자주 제기되지만 실제로 옷을 벗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노동 친화적 성향의 정부를 만나 힘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노조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회장 선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칫 파행 운영되면서 또 다시 외부 인사에 빌미를 줄 우려가 있다. 가뜩이나 하마평에 오르는 회장 후보들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전직 KB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언급되지만 경영능력 등에서 윤 회장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홍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또 다른 부적격한 인물이 후보에 올라도 반대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제기엔 적극적이지만 회장 선임 파행 시 반대 이외의 대안은 없는 셈이다. KB금융은 회장의 연임 사례가 없는데다 외부 입김에 약한 만큼 내부갈등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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