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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지배구조 전방위 압박…'대대적 손질' 예고

  • 2017.12.13(수) 16:42

최흥식 금감원장 "회장은 회추위서 빠져야, 지주사들 다 문제"
사외이사 추천과정, 형식적인 후계승계도 질타…"검사 준비중"

금융당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시스템 및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선출과 CEO 후계승계 등 지배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배구조에 대한 검사를 예고하면서 금융회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올해들어 금융회사들을 한번 살펴봤다"면서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혹은 추천)'과 후계승계 프로그램에 대해 거듭 비판한 것과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최 원장은 "2015~2016년 지적된 사항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CEO승계에 대한 잡음이 많았고, 전반적으로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금융당국의 시각은 최근 관련 이슈가 집중된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공정한 절차를 강조하면서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미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대한 검사까지 준비하고 있어 전반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원장이 지적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회장 후보군 구성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대한 현직 회장의 입김이 강하다는 점이다. 최 원장은 "회추위에 현직 회장이 들어가고 연임을 (결정)하는데, 상식적으로는 현직이 연임 예정일 경우 회추위에서 배제돼야 한다"며 "이것을 어느 지주사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임추위에 자기(회장)가 들어가서 설명하고 임추위가 충분히 그것을 인지한다면 (후보)추천이 되고 연임이 될텐데 그렇게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당사자가 능력있고 당연히 돼야 할 사람이라도 선임 과정이 이렇다보니 의혹이 생긴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회추위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회추위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며 "회추위에서 나와 사외이사 중심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후보 롱리스트 등을 결정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한 점 역시 논란이 됐다. 다만 윤 회장은 롱리스트 선정땐 결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지난해말 경영승계 계획에 따른 회장 후보군을 추리는 회추위에 위원으로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형식적인 승계프로그램도 문제삼았다. 최 원장은 "CEO승계프로그램은 상시프로세스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원샷으로 연임되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다가 임기 끝날 때 되면 관심을 쏟는 형식이 아니라 후보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그 사람이 다음에 맡을 가능성이 있도록 육성하는 것. 

최 원장은 "사외이사도 똑같다"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선정 과정을 보면 평가 프로그램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주사 경영진이 알아서 평가하고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외이사가 주축이 돼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게 맞는데 그것이 잘 안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배구조에 대한 검사 이후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를 공표해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어제(12일) 금융감독 검사·제재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검사하고 집중점검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CEO 승계프로그램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감독 강화를 뼈대로 하고 있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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