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신창재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자녀들은 아직 주식을 한 주도 물려받지 못했다.
신 회장 장남 신중하(38)씨는 현재 교보생명 자회사인 KCA손해사정 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차남 신중현(36)씨는 해외유학 중이다. 이들의 지분 승계율은 0%로 승계구도가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다.
신 회장은 창업주인 신용호 명예회장의 갑작스런 암 발병으로 10년이 넘는 의사생활을 접고 교보생명 경영에 뛰어들었다.
신 회장은 신용호 명예회장 타계 전인 1990년대 이미 지분 45%를 넘겨 받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교보생명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증여세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율은 33.78%(692만5474주). 지난해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 간 거래된 지분가격이 주당 29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2조430억원 수준에 달한다.
교보생명의 덩치가 신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을 당시보다 약 4배 커진 점을 감안하면 신 회장의 두 아들이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여세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만약 두 아들이 지분승계 과정에서 재원 부족으로 증여세를 주식으로 물납(세금을 현금대신 주식이나 부동산 등 현물로 납부하는 것)할 경우 지분율 하락으로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 있다.
지금도 신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에는 지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3세 승계로 이어지는데 승계재원 마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 지분율이 높은 것도 승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방침이다. 주요 외국계 주주들의 지분율은 46.75%에 달해 신 회장측보다 많다.
현재는 주주들 사이에서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는 상태지만 외국계 주주들이 IPO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향후 경영권 유지와 승계의 변수로 꼽힌다. 주주들의 신뢰가 3세까지 이어지느냐도 승계의 중요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