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경영승계 작업은 ▲직위 승계 ▲지분 승계로 나눠서 본다. 주주로만 남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두 가지를 모두 물려받아야 승계를 완성했다고 본다.
지난달 29일 LG그룹 지주회사 ㈜LG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파격 선임된 구광모(41) 회장은 주요 대기업 회장 가운데 가장 젊다.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6.24%에 불과하지만 범LG가 특유의 가족 공동 지분보유 체제여서 사실상 지분 승계는 핵심 관건이 아니다.
2016년 회장직에 오른 박정원(57) 두산그룹 회장도 개인 지분 5.5%외에 가족 공동보유 지분이 지배력을 뒷받침한다.
2007년 36살의 나이에 회장으로 선임된 정지선(47) 현대백화점 회장은 직위는 물론 핵심회사 지분 승계를 일찌감치 마쳤다. 조현준(51) 효성 회장도 직위는 물론 지분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1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정의선(49) 현대차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이 없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합병하고 정 부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하는 지배구조 개편방안이 잠시 중단된 상황이다.
이해욱(51) 대림산업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대림코퍼레이션 1대주주여서 사실상 지분승계 완료 단계다. 이 부회장처럼 비상장회사를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곳은 한화, CJ, 하이트진로를 꼽을 수 있다.
김동관(36) 한화큐셀 전무가 지분 50%를 보유한 H솔루션은 한화그룹 에너지사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향후 ㈜한화와 합병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선호(28) CJ제일제당 부장도 지주회사 지분은 없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바탕으로 승계 밑작업을 다지고 있다. 박태영(41) 하이트홀딩스 부사장은 비상장사 서영이앤티를 통해 지주회사를 간접 지배하는 구도를 수년간에 걸쳐 준비해왔다.
신세계 정용진(51) 부회장, 정유경(47) 사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2대주주이며 지분승계 작업의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다.
정기선(37)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직위 승계보다는 지분 승계가 더 관건이다.
[재계 3·4]시리즈를 마치며 주요 대기업의 직위·지분승계 현황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