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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저축은행 통합망]①볼모가 되다

  • 2019.02.26(화) 17:50

중앙회 노사갈등, 통합전산망으로 튀어
2011년 부도사태로 통합망 사용..79곳중 67곳
업계 "자체망·핵심기능 자체운용해야" 주장 나와

저축은행들은 2금융권 중 유일하게 통합전산망을 사용한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전산망을 운영하는 구조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가 노사갈등을 겪으며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자 저축은행들이 불안해 했다. 전산망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무언가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왜 통합전산망을 도입하게 됐는지, 어떤 우려가 나오는지, 향후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저축은행중앙회 노조는 임단협이 결렬되자 파업을 결의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이 상황이 통합전산망의 피해로 이어질 것을 경고했다. 전산망이 볼모로 잡힌 셈이다.

중앙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중앙회 46년 역사상 최초의 파업이 진행될 수 있다"며 "전국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중앙회 통합전산을 이용중이어서 거래고객의 불편과 신뢰추락 등 유무형적 피해 규모는 예상조차 어려운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다행히 중앙회는 파업 직전에 임단협에 합의해 최악은 피했다. 하지만 중앙회 노사갈등이 통합전산망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저축은행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중앙회 통합전산망 가동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해는 심각할 수 있다는게 저축은행들의 전언이다. 현재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67개 저축은행이 통합전산망을 쓰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등 일부 대형사와 금융지주사 소속의 저축은행 등 12개사만이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고 있다.

자체 전산망이 있는 곳이라고 해도 이체와 결제, 송금업무 처리 과정에서 중앙회 통합전산망 일부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회 통합전산망에 오류가 생기거나 운용이 멈춘다면 업계 전체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때다. 하지만 돈이 오가는 금융전산망은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대비를 해야 한다.

이런 방식의 통합전산망 운용은 이례적이다. 2금융권에서 전산망을 통합해 사용하는 곳은 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저축은행이 전산망을 통합한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여파다. 당시 영업정지된 20개 저축은행 중 15개사가 자체 전산망을 사용해왔다. 이 중 일부 저축은행이 전산망을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불법대출 등을 했다가 적발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당시 저축은행중앙회가 일부 자체 전산망을 유지하기 힘든 중·소형 회원사에 대해 서비스하던 통합전산망을 모든 저축은행으로 확대해 의무사용하도록 제도를 만들려 했다.

그 결과 강제로 사용하도록 법제화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저축은행이 통합망을 이용하게 됐다.

저축은행들은 중앙회 통합전산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낸다. 자체 전산망이 있는 회원사라도 이체 등 일부 기능에 통합망을 써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부과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업계가 관여할 수 없는 일이지만 노조가 직접 통합전산망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은 우려된다"며 "중앙회는 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회 노사 갈등이 업계가 함께 사용하는 통합전산망을 위협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이럴 바에는 통합 전산망을 없애거나 핵심적인 기능은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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