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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파업 피했지만 지배구조 갈등

  • 2019.02.22(금) 17:18

22일 임단협 타결…임금 2.9% 인상
고객 피해 우려에 막판 타결
노조 "지부장단회의가 중앙회 지배, 개선 나설 것"

저축은행중앙회가 파업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고객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안팎의 지적에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임단협은 타결됐지만 노조는 저축은행중앙회의 운영구조가 비정상적이라는 문제제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설치된 지부장단회의가 이사회보다 막강한 권한으로 중앙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취임 한달 가량 지난 박재식 중앙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 "고객 피해" 우려에 임금 2.9% 인상 합의

22일 저축은행중앙회 노사는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임단협이 차질을 빚자 이날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절차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 전에 합의점을 찾았다.

당초 노조는 임금 4% 인상 또는 2.9% 인상과 특별성과급 250만원, 명절 격려금 지급 정례화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임금 2.9% 인상과 명절격려금 50만원 인상 외에는 어렵다고 맞섰다.

결국 연봉인상률은 2.9%로 정해졌으며 설·추석 상여금은 연 50만원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자녀 1명당 2년씩 유연근무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는 등 파행으로 치닫던 임단협이 막판 합의에 이른 것은 저축은행중앙회의 파업이 강행될 경우 회원사인 저축은행들과 고객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중앙회 파업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저축은행 대부분이 중앙회 통합전산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자체 전산망을 이용하는 곳은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등 일부 대형사와 금융지주사 소속의 저축은행 등 10여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67개 저축은행은 중앙회 공동 전산망을 쓴다.

만약 파업이 강행됐다면 업계 전반적으로 입출금과 계좌이체 등 업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컸다.

정규호 저축은행중앙회 노조 지부장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어렵게 쌓아온 긍정적인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저축은행을 믿고 이용해주는 고객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요구사항을 크게 양보해 임단협 타결을 이뤘다"고 말했다.

◇ 노조 "지부장단회의가 중앙회 지배…문제제기 계속"

노조는 임금에 대해서는 양보를 했지만 저축은행중앙회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자문기구인 '지부장단회의'가 법적 의결기구인 이사회의 고유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해 변질운영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임금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의사결정구조 때문이라는게 노조 주장이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정관에 따라 지부장단회의라는 중앙회장 자문기구를 두고있다. 14명의 저축은행 대표로 구성돼 있다. 지역별로 나뉜 6개 저축은행 업무 권역에서 각 2명씩이다.

지부장단회의 권한이 자문 수준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정관에 "지부장단회의 결과는 이사회 의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했다.

상호저축은행법 제25조와 동법 시행령 21조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의 회장 선임과 회비 분담, 결산·감사보고서 승인, 대규모 투자, 중요재산의 취득, 지회설치 등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구성해 진행한다.

그리고 지부장단회의는 이사회가 의결한 정관에 따라 설치된 자문기구다. 노조는 지부장단회의 결과가 이사회 의결에 반영돼야 한다는 정관 때문에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부장단회의 근거가 된 '정관'은 법령 보다 하위의 규범에 불과하며 그 내용이 법령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정규호 노조 지부장은 "신임 회장이 지배구조에 대해 내부검토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지만 노조는 이와 별도로 금융위원회 건의문 전달 등 제도개선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만 정관개정을 위해서는 회원사 총회 등도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될 일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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