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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저축은행 통합망]②적폐 논란

  • 2019.02.27(수) 11:30

"오류 잦고 서비스 개발 한계" 불만
자체 전산 저축은행 "비용 들어도 서비스 효과 커"
중앙회, 디지털뱅킹시스템 등 대응

저축은행들은 2금융권 중 유일하게 통합전산망을 사용한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전산망을 운영하는 구조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가 노사갈등을 겪으며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자 저축은행들이 불안해했다. 전산망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무언가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왜 통합전산망을 도입하게 됐는지, 어떤 우려가 나오는지, 향후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은 업계에 계륵 같은 존재였다. 투자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소형저축은행들은 통합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자체망을 구축할 수 있는 중대형사들은 전산망을 통합해서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업계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에는 통합전산망이 업계의 발전을 위해 쓰이기보다는 규제하고 감독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한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통합망의 노후한 시스템이 업계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은 역사가 긴 편이다. 저축은행들이 중앙회 통합전산망을 사용하는 것은 지난 1999년부터다. IT 투자 여력이 부족한 개별 저축은행 4곳이 먼저 통합망에 시스템을 담았다.

통합망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된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문이다. 당시 영업정지된 20개 저축은행 가운데 15곳이 통합전산망에 가입돼 있지 않았는데 이중 일부 저축은행이 전산을 조작해 고객 예금을 빼돌리거나 이중장부를 만들다가 적발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테마검사까지 실시하며 모든 저축은행의 전산망 통합을 유도했지만 버틸 곳은 버텼다. 아직도 대형저축은행들과 금융지주 산하의 저축은행 등 12곳은 통합전산망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긴 역사만큼 시스템 노후 문제가 컸다. 중앙회는 지난해 2월 통합망이 사용하는 차세대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했다. 통합망 도입 이후 19년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오류들로 통합망을 이용하는 업계의 불만이 컸다.

시스템 교체 이후에도 문제는 있었다. 지난해 5월 시스템 교체 3개월만에 오류가 발생해 예금이자 1억원 가량이 중복 지급되는 사고도 있었다. 오류가 발생한 저축은행들은 이자를 더 받은 고객에게 유선과 서면으로 이자를 돌려달라고 요청하느라 진땀을 뺐다.

시스템 교체 이후에도 다른 금융권에서 저축은행 계좌로 이체를 할 때 개별 저축은행의 상호 대신 '저축은행중앙회'라고 표기되는 문제는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여러 곳의 저축은행 계좌를 가진 고객의 이체실수가 잦다며 개선을 요구 중이다.

중앙회의 통합망은 회사간 통합은 이뤘지만 서비스 통합은 아직이다. 예·적금의 가입은 통합망을 이용한 저축은행 통합 모바일앱 'SB톡톡'에서는 가능하지만 출금과 이체, 해지 등의 업무는 개별 저축은행의 스마트뱅킹을 통해야 한다.

모바일앱 'SB톡톡'은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직접 관리하고 서비스하고 있지만 인터넷·모바일뱅킹의 경우는 외주업체인 '이니텍'에 맡겨 운영중인 점도 업계 불만이다. 운영 주체가 달라 각 플랫폼의 소통과 결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만이 크다.

특히 통합망을 이용하는 'SB톡톡'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에만 예·적금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금융권이 365일 24시간 서비스 제공을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느끼는 불편이 크다.

자체망을 이용하면 모바일과 같은 비대면채널 등 다양한 상품을 발빠르게 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과 안정성 강화, 업데이트 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게 저축은행들 주장이다.

실제 자체망을 쓰는 대형사는 통합전산망을 사용하지 않는데 후회가 없다는 입장이다. 매년 전산망의 유지를 위해 비용이 지출되지만 통합망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자체 전산망을 사용하는 저축은행은 365일 24시간 모바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이용한 간편이체 누적거래는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통합망을 사용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언감생심이다.

자체망을 사용하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발비와 유지비가 들어가지만 효율성이 뛰어나 통합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통합망과 비교해 업그레이드와 보안, 신상품 도입 등 모든 면에서 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합망을 사용하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IT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비대면거래 등 새로운 금융기술이 속속 도입되는데 저축은행은 항상 한발 느리다"며 "신기술 지원은 물론 통합망 내에서 크고 작은 오류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업그레이드는 잘 안되고 있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7월 가동을 목표로 '저축은행 디지털뱅킹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 상당수가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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