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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은행, 불완전판매 의심 DLF 20%

  • 2019.10.01(화) 12:00

금감원, DLF 중간 검사결과 발표
상품위원회 심의 거친 상품 1% 안돼
개인투자자 절반 가까이 60대 이상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Derivative Linked Funds) 중 20% 가량이 불완전판매로 의심받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은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말부터 우리은행, 하나은행,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유경PSG자산운용,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 10개 금융사에 대해 벌인 합동 현장검사 결과다.

독일·영국·미국 등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상품은 210개로, 3243명에게 총 7950억원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보면 잔액 6723억원 중 5784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예상손실액은 3513억원이다. 손실률이 52.3%로 투자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미 지난 8월8일부터 9월25일까지 중도환매와 만기도래 등으로 확정된 손실만 669억원에 이른다. 손실률은 54.5%다.

투자자 현황을 보면 개인투자자 중 60대 이상 고령자가 48.4%(146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판매규모는 3464억원이다. 70대 이상 비중도 21.3%(643명)에 이른다. 60~70대 투자금액 대부분이 손실구간에 진입했고 예상손실액은 2280억원을 넘어섰다.

DLF 등 투자상품에 투자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의 가입금액은 1431억원(21.8%)로 나타났다. 유사한 상품에 1~5건 투자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의 가입액은 2749억원(41.9%)으로 가장 많았다. 50건이상 투자 경험이 있는 투자자의 가입액도 122억원(1.9%)에 이르렀다.

DLF 판매과정에서 금융회사가 받는 수수료는 평균 4.93%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설계와 헤지를 맡은 외국계IB 3.43%, 펀드를 판매한 은행 1%, DLS를 발행한 증권사 0.39%, 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 0.11% 등이다.

반면 투자자에게 제시된 약정수익률은 6개월 기준 2.02%에 불과했다.

은행의 판매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DLF 판매 실적이 반영되는 비이자수익 배점을 다른 은행보다 높게 설정했다.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통제도 작동하지 않았다. 금리연계 DLF 상품 중 상품위원회 심의를 거친 것은 1%도 되지 않았다. 일부 은행은 참석위원이 평가표 작성을 거부하자 찬성 의견을 임의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초자산인 채권금리 하락으로 손실가능성이 높아졌는데도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꾸며 신규판매를 지속했다.

상품 마케팅 과정에선 자산운용사가 제시한 손실률 0%라는 백테스트 결과를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고객들에게 '원금손실이 거의 없는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자료를 고객에 보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총 3954건의 DLF 잔존계좌의 판매서류를 전수 조사한 결과 불완전판매가 의심되는 사례는 20%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명의무 위반, 투자자성향 파악의무 위반,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이다.

금감원은 사실관계 확정을 위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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