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사가 지난해 임금을 두고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노사는 2019년 임단협을 위해 16차례 만났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대화가 중단됐다. 다른 은행의 경우 이달 초 모두 2019년 임단협을 마쳤지만 하나은행만 임단협을 종료하지 못하고 있다.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는 이유는 성과급이다.
사측은 노조에 지난해 성과급으로 140%를 지급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노조는 이러한 의견이 올해 3월 갑작스럽게 협상 안건으로 올라왔다는 점, 지난해 성과인데도 올해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급 비율을 낮췄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 KB, 우리 등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200% 가량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급작스럽게 발생하면서 여건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단협은 2019년 성과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맞는 성과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논의를 하고 싶다면 사전 임단협 당시 안건을 올렸어야 하는데 사측은 이를 긴급한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여기에 유연근무제나 연차휴가 의무사용 일수 확대 등의 안건도 갑작스럽게 올린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부 안건은 회수 후 차후 있을 협상에서 다시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은행장이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간 합의는 은행장이 직접 나서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필요가 있는데 올해 초 노사 상견례 이후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전 은행장의 경우 수차례 협상 테이블 등에서 대화했던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단협에는 은행장의 위임을 받은 임원이 참석하고 있다"며 "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굳이 은행장이 나설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중노위는 노사간 임단협 조정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최악의 경우 파업에 나설 명분을 갖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는 있지만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에서 파업이라는 수까지 가고싶은 생각은 없다"며 "사측과 대화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노사간 갈등이 있는 부분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