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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경쟁 뜨겁다

  • 2025.04.16(수) 08:30

포시가·자디앙 특허만료 수백개 제네릭 허가
2·3제 복합제 및 국산 신약도 경쟁에 합류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콩팥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SGLT-2(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계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당뇨 복합제의 급여 확대로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시장이 전환되고 있는데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만료로 제네릭(복제의약품)이 대거 허가를 받으면서다. 

SGLT-2 억제제 주요 품목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직듀오(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자디앙듀오(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품목들도 출시 및 개발 중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허만료에 수백개 제네릭 품목허가

16일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취하 및 유효기간 만료 제외)를 받은 '포시가' 성분 의약품은 총 432개, 자디앙과 동일한 성분 의약품은 총 314개다.

포시가는 2013년, 자디앙은 2014년에 각각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 두개 의약품이 출시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전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의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백개에 달하는 제네릭이 쏟아진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만료다. 포시가는 2023년 4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400개가 넘는 제네릭이 출시된 상황이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인 포시가가 작년 4월 국내 시장에서 품목허가를 자진회수,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제네릭이 시장을 점령했다. 

포시가 제네릭 사이에서도 적응증(사용 범위)에 따른 시장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포시가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이지만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적응증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관련 특허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이른바 '미공개 특허'다. 

제네릭사들이 특허를 회피하려 해도 특허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제약사가 식약처에 등재한 특허만 공개되며 등재하지 않은 미공개 특허를 무시하고 출시할 경우 특허 침해 및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수 있어 제네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국내 유통을 담당했던 HK이노엔에 포시가의 임상자료를 이관하면서 포시가 제네릭 중 유일하게 HK이노엔이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 적응증을 확보했다. 다만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제2형 당뇨병과 달리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처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제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만성심부전도 급여가 적용돼 SGLT-2 단일제 처방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디앙은 오는 10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수 제네릭이 허가를 받은 상황이지만 미공개 특허가 남아있어 이를 회피 및 무효화하기 전까지 출시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종근당과 보령, 제뉴파마 등 일부 제네릭사는 오는 10월 출시를 위해 미공개 특허 무효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단일제서 복합제로 품목 다변화…국산·개량 신약도 등장

이와 함께 당뇨병치료제 시장이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전환되면서 제네릭 대부분을 복합제가 차지하고 있다. 포시가의 경우 단일제가 60개, 나머지 372개가 포시가에 다른 성분을 더한 복합제였다. 자디앙은 단일제가 100개(오리지널 2품목 제외), 복합제 제네릭이 253개(오리지널 6품목 제외)였다. 

복합제의 등장으로 제네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그 이유는 2023년 4월 당뇨병 병용요법 급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2제 병용요법의 경우 포시가만 제한적으로 적용됐지만 병용요법 급여 확대로 2제 병용요법에 자디앙 등이 추가됐으며 3제 병용요법에도 SGLT-2 억제제가 포함됐다. 또 인슐린 주사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시 급여가 적용된 품목도 기존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한 품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SGLT-2 억제제 시장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SGLT-2 억제제 1호는 대웅제약의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로, 국산 신약 36호로 허가 받아 지난 2023년 5월 국내에 출시됐다. 엔블로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전년 대비 261% 증가, 100억원을 돌파했다.

종근당은 지난 8일 SGLT-2 억제제와 또 다른 당뇨병치료제 계열인 DPP-4 억제제(성분 시타글립틴)를 더한 복합제 '엠파맥스에스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았다. 종근당은 엠파맥스에스정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조합한 3제 복합제도 개발 중이다.

심부전∙신장병∙체중감소 효과 등 시장 확대 기대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SGLT-2 억제제 비중은 크지 않다. 2023년 전체 당뇨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4310억원으로, 이중 SGLT-2억제제는 16.7% 수준인 2387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수 제약사들이 SGLT-2 억제제 제네릭 경쟁에 합류한 이유는 당뇨병치료제는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처방이 이뤄지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서 SGLT-2 억제제가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비즈워치

또 제2형 당뇨병치료제에만 국한돼 사용되는 다른 계열 약물들과 달리 SGLT-2 억제제는 앞서 언급한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 시장도 열려있다. 여기에 SGLT-2 억제제는 여러 연구결과 체중감소 효과도 입증돼 당뇨 조절을 어렵게 하고 합병증 유발 위험이 높은 비만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국내외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기간 당뇨병을 앓으면 단일제로는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혈당 강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복합제로 점차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당뇨병치료제 병용급여에 SGLT-2 억제제들이 포함되면서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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