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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수익-비이자수익 '양날개 꺾이나'

  • 2019.10.22(화) 17:21

기준금리 인하·가계대출 규제에 이자이익 감소 전망
DLF 여파 등으로 비이자 수익 확대 주춤
은행 "부정적 환경 복합적…보릿고개 우려"

은행 핵심 수익원의 양 날개인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이 모두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순이자 마진이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LF사태 등으로 비이자 수익도 늘리기 어렵게 돼서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지난해까지만 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은행들이 올 4분기 부터는 '보릿고개'를 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주요 금융지주 실적 감소 우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한금융지주 9777억원 ▲KB금융지주 9346억원 ▲하나금융지주 7806억원 ▲우리금융지주 5702억원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대로라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순익 8478억원에 비해 실적이 15.32% 증가하고 하나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 5894억원에 비해 32.4% 늘어난다.  반면 KB금융지주는 2.01%, 우리금융지주는 4.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표면적으로 순익이 늘어나지만 옛 외환은행 명동 본점 매각 차익이 약 4000억원 가량 반영돼 이를 제외한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금융지주들의 순익 감소가 전망된다.

이렇게 금융지주사 순익이 둔화되는 것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 상반기 기준 각 금융지주에서 은행이 순익에 기여한 수준은 KB금융 71%, 하나금융 85%, 우리금융 98%에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은행의 순익 기여도가 지난해 상반기 65%에서 올 3분기 60%까지 줄어들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만큼 비은행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은행의 수익 감소세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안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지주의 순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의 순익이 다소 줄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 강화방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보험, 증권 등의 업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정도 컨센서스라면 선방한 셈"이라고 말했다.

◇ 은행, 왜 수익감소 우려할까 

지난 3분기 은행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요인은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의 정책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1.50%로 운용한다고 밝히면서 3년 1개월 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꿨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은행 주 수익원인 대출이자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가산금리의 경우 은행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기준금리는 통화당국의 정책에 따라 고정된다.

즉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경우 은행의 대출금리도 자연스럽게 낮아지면서 은행이 기대할 수 있는 대출이자 수익이 낮아지게 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의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은행 대출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조인데 이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까지 도입하며 대출의 문턱을 높였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의 산정 방식도 바뀐점도 은행의 이자이익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이전 코픽스 산정 시에는 은행이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양도성예금증서) ▲RP(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 ▲금융채 등 8개 항목에서 조달한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로 산정했는데 여기에 ▲기타예수금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도 포함해 산정하기로 했다.

기존보다 들여다보는 항목이 많아진 만큼 코픽스 금리도 낮아졌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잔액기준 코픽스는 이전 산정방식 적용 시 1.95%였으나 새로운 산정방식을 적용할 경우 1.68%로 0.3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이자수익에 대한 규제와 통화정책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기준금리가 최저점으로 내렸더라도 대출규제가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출 자체가 증가해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규제가 강해 대출을 좀 더 보수적으로 취급 대출의 양적 증가로 이를 상쇄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은행 85.8%, KB국민은행 86.2%, KEB하나은행 87.1%, 우리은행 82% 등이다.

◇ 문제는 내년 '부정적 요인 산적'

문제는 내년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추가 인하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대출규제 역시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이자 이익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고 당국에서 주문한 대출도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이자이익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가계대출을 연 5% 증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미 대다수 은행은 이 수준을 3분기 까지 모두 채웠기 때문에 4분기에는 대출집행에 있어 좀 더 보수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자이익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자이익과 함께 은해 영업이익의 양대 축인 비이자이익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이 되는 수수료를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있었던 DLF 사태의 여파로 펀드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을 좀 더 보수적으로 취급, 이를 통한 수수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방카슈랑스와 같은 보험판매를 통한 수수료 역시 보험업계 업황이 좋지 못한 만큼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은행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이달말부터 도입되는 오픈뱅킹이 올 12월 본격 도입되면 핀테크기업에 API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 역시 줄어들게 된다. 은행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 연이어 조성되는 셈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DLF사태의 영향으로 금융투자상품 판매 활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이 외 수수료 수익을 거둬들이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금융 시장이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은행업계의 영업 환경까지 긍정적인 요인이 없어 비이자 수익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국제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당국의 규제 역시 대출을 옥죄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4분기 나아가서는 내년까지 은행의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은행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희망퇴직 확대 등과 같은 비용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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