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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비상벨이 울린다]⑥먹거리 줄어든 불투명한 미래

  • 2019.12.13(금) 16:12

저출산·고령화로 구조적 저성장 우려
"수익악화·저성장 타개 위해 해외로 눈 돌려야"
해외투자한도 등 규제개선 필요

보험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핵심 사업의 데이터는 일제히 '역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위기의 내용이 복합적이어서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다. 보험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색해본다. [편집자]

국내 보험산업의 위기는 저금리, 회계 및 건전성 제도의 변경 등 외부 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점은 보험산업 자체의 구조적인 저성장 기조다.

저출산, 고령화로 보험가입 가망인구가 축소되고 있고 실제 연간 보험가입자가 줄어들며 보험산업의 먹거리가 감소하고 있다.

◇ 인구절벽 온다…보험 먹거리 줄어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최근 생보사 사장단이 모인 자율결의 자리에서 "이제 단기영업에 의지한 양적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경종을 울렸다.

우리나라는 가구당 보험가입이 3~4건에 달할 정도로 보험침투율, 즉 가입자가 많은 나라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보험산업이 세계 7위 수준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는 바꿔 말하면 새로운 보험계약을 창출할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의미와 같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 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보험산업의 성장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980년 3.8%에서 2019년 현재 14.9%로 4배 가까이 늘었고,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2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령층을 떠받쳐야할 15세에서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는 1980년 62.2%에서 2019년 72.7%로 늘었지만 2030년에는 7.3%포인트 줄어든 65.4%로 감소추세로 접어들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미래 보험소비자가 될 0~14세까지 유소년 인구가 1980년 34%에서 2019년 12.4%, 2030년에는 9.6%로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얼마안가 인구절벽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

유소년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을 나타낸 노령화지수는 1980년 11.2%에서 2019년 119.4%, 2030년에는 259.6%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새로 보험에 가입할 인구는 줄어들고 보험금을 지급해야할 인구는 급격히 늘어나는 셈이다. 보험사들이 현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보험료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실제 가계 금융상품 거래 금액 중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금융상품 거래금액 중 보험(연금포함)은 2012년 99조원이 거래되며 정점을 찍었다. 이는 예금, 주식, 펀드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상품 거래금액 124조2000억원 가운데 79.7%를 차지한 규모다. 이후 거래규모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매년 80조원 이상이 거래되며 전체 거래된 금융상품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거래비중이 처음 30%대로 낮아졌다. 올해 거래된 금융상품 가운데 보험 및 연금의 비중은 1분기 39.3%, 2분기 31.7%를 기록했다. 거래금액은 1분기 13조9000억원, 2분기 14조원에 그치며 2018년 61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가 거래됐다.

◇ 구조적 저성장 기조…보험영업손실 확대

먹거리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보험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보험영업이익은 매년 2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높아지는 손해율과 사업비로 인해 받은 보험료대비 보험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보험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2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3조6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18조원 규모의 보험영업손실을 기록해 연말이 되면 전년대비 손실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보사는 2017년 보험영업손실이 1조70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3조1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는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보험영업 손실 규모를 뛰어넘는 3조7000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보험영업손실을 메워주던 투자영업이익도 앞으로는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투자영업이익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해 얻는 이익인데 운용자산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다, 최근 늘어난 투자영업이익은 저금리로 평가이익이 늘어난 채권을 처분하거나 부동산 등 자산을 처분해 얻은 이익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14년 생보 4.5%, 손보 3.9%이던 운용자산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생·손보 모두 3.4%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수익의 질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수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투자수익률은 나빠지고 있고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율과 실제 투자수익률과의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자마진은 계속해서 마이너스 상태이며 투자수익률로 이를 보전해 순이익이 나는 구조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의 질이 좋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현재의 구조적인 환경변화는 보험산업의 성장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경쟁과열과 고위험상품 판매 등 외형성장 중심의 전략은 보험사가 보유한 리스크를 더 키우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가게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산업의 역성장과 국내시장 포화로 인해 보험사들은 국내에서 답을 찾기보다 해외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지지부진한 해외진출…투자기회 열어줘야

보험사들 역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시장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규제강화와 수익감소로 인해 해외진출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현지에 판매채널이나 보상조직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있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성과가 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투자한도 규제 등도 문제다. 총 자산대비 해외유가증권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함에 따라 해외보험사의 인수 및 지분투자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해외자산 비중은 1.8%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손보사의 해외자산 비중 66%, 영국 51.6%, 일본41%, 미국 18.4%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생보사 역시 국내 보험사보다 자산규모가 작은 캐나다, 홍콩, 네덜란드 보험사들과 비교해 해외자산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현 실장은 "일본의 경우 베트남처럼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의 국영보험사 인수 등 적극적인 M&A를 통해 해외보험시장을 확대해 왔다"며 "지점, 법인 등을 세워 성장시키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자유롭게 현지법인 인수합병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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