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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묶인 보험업계, 출구가 안보인다

  • 2020.01.08(수) 10:38

상장 생보·손보사 지난해 순이익 급감
손해율 상승에 자산운용 성과도 부진
보험료 인상도 제동…수익성 회복 난망

보험사들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평균적으로 20~30% 넘게 급감했다.

전반적인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손실은 커지고 있는 반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만회할 자산운용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가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과 파생상품 등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3년째 국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수단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손보업계, 손해율 치솟고 자산운용도 부진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상장 손해보험 5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예상순이익은 약 1조 6532억원으로 전년보다 28.1% 감소했다. 2017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보험영업손실이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외에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 수익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하이투자증권이 추정한 주요 5개사의 작년 4분기 예상 합산비율 평균은 110.8%로 2012년 말 이후 7년째 100%를 웃돌고 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모두 손해율이 전분기보다 4~6%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데 통상 100% 이상이면 밑지는 장사를 했다고 본다.

투자부문도 상황이 좋지 않다. 주요 5개사의 지난해 4분기 자산운용 평균수익률은 3.7%에 그쳤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0.6%포인트 올랐지만 2014년 이후 줄곧 3%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돌아선 탓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크게 올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손보업계는 손실을 만회하려면 우선적으로 실손보험료를 두 자릿수대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이 한 자릿수로 제동을 걸면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적 부진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3년간 27만원선을 유지하던 삼성화재 주가는 최근 23만원대로 떨어졌고, DB손해보험 역시 2017년 한때 8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엔 4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생보업계도 저금리 충격 진행형

생명보험업계도 업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증권가가 집계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주요 상장 생보사의 지난해 합산 연결기준 예상순이익은 1조 6177억원으로 전년보다 38.1%나 급감했다.

특히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큰 폭의 역성장이 확실시된다. 에프앤가이드는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보다 66.9% 감소한 1477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전 7000원대를 오가던 주가도 2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앞으로 전망도 부정적이다. 사업비 절감으로 비차익이 늘면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국고채 금리 하락과 함께 보증준비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적인 순이익은 감소세가 예상된다. 생보업계는 매년 금리 상황에 계약 건수를 반영해 보증준비금 규모를 새로 정한다.

증권가는 보험사들이 반등할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은 "향후 업계 청사진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주가 방향성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보험업종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선호 종목 자체를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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