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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힘겨운 한해"…손보업계가 내세운 탈출구는?

  • 2020.01.20(월) 18:06

손보협회장 "손해율 관리·사업비 절감 등 체질개선"
"실손·차보험 사각지대 해소-성장모델 창출 시급"

"올해도 힘겨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실확대, 소비자 신뢰문제 등 손해보험산업이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손해보험협회가 대내외 악재에 빠진 손해보험업계의 올해 화두로 체질개선을 제시했다.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제도의 사각지대를 개선해 합리적인 업권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물론 빠르게 바뀌는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규 먹거리 사업 진출도 강조했다.

[사진=손해보험협회]

◇ 김용덕 협회장 "손해율 관리·사업비 절감으로 체질개선"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20일 손해보험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실적 위주의 외형 성장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체계적인 손해율 관리와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손보업계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손보업계 사장단은 관행을 탈피하고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소비자편익 제고와 가치금융을 실현하고자 자율 결의를 통해 뜻을 모았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경영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보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악화일로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손실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외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자산운용 수익률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손보사 수익성 악화는 지난해 상반기말 업계 평균 실손보험 손해율이 129.1%를 기록한데서 잘 드러난다.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표준화실손 요율을 올리고 신실손 요율을 낮추는 작업을 통해 손해율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신실손은 표준화 실손과 비교해 보장영역을 축소하고 개인부담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손보협회는 더 많은 표준화실손 가입자가 신실손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표준화실손에서 신실손으로 변경할 때 심사 요건을 대폭 완화하도록 당국과 협의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모바일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까지 나서 도덕적해이 과잉 진료 문제 등을 제어하기 위해 여러가지 제도 개선을 금년 중 추진하기로 약속했다"며 "합리적 신실손 상품으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사진=손해보험협회]

◇ "실손보험·자동차보험 사각지대 해소"

투명한 보험시장을 위해 제도개선 의사도 밝혔다. 김 회장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에 대한 건전한 보험문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주목한 것은 손보업계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상품을 규제하고 있는 관련 제도의 사각지대 해소다.

국내 손보사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2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5000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민 절반 이상이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지만 제도가 가입자 모두에게 유익한지는 따져볼 일이다.

현행 실손보험 체계에서는 성(性)과 나이가 같다면 동일한 보험료가 적용된다. 개인의 의료이용량은 보험료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일부 가입자가 의료 서비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아 보험료가 오르게 되면 모든 가입자가 인상분을 나눌 수 밖에 없다.

이런 체계라면 의료 이용이 불가피한 고령자와 중증질환자 등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손보협회는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업계와 할인 및 할증 기준을 마련하고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을 당국에 건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슷한 이유로 정부에 음주운전 사고부담금 상향 조정도 제안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체계에서는 음주운전자가 사고를 내면 대인피해의 경우 300만원, 대물피해는 100만원을 부담하면 민사책임이 면제된다. 보상금이 부담금 액수를 넘으면 다른 가입자들이 부담금을 나눠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김 회장은 "현재 금융당국은 물론 국토교통부와도 협의를 통해 불합리한 부분 개선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협의중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얼마까지 하겠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대폭 상향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슈어테크 혁신 통한 성장모델 창출"

신사업 분야 개척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상품 설계부터 신사업 개척까지 보험 전 영역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고 다각적 인슈어테크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 계획으로는 먼저 AI 프로그램 활용요건 정의 등을 담은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 중 AI 설계사를 통한 보험 모집 근거를 만들 것을 들었다. 최근 데이터 3법 통과를 계기로 업계가 개인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김 회장은 "공공부문 및 재난피해와 새롭게 등장하는 각종 위험에 대한 사업 안전망 역할을 강화해나가면서 퍼스널 모빌리티·드론·자율주행차와 같은 스마트 운용수단에 대한 위험 보장 역할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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