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핵심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는 매년 어떤 기업보다 주목받는다. 지배구조 때문이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특별한데 명확한 대주주가 없어 금융 지배구조 리스크는 곧 경제 리스크로 인식된다. 올해 정기주총을 앞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와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편집자]
그동안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회내 사회책임위원회 가동, 여성 사외이사 추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신한금융지주 주총은 조용병 회장이 무난히 연임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조 회장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고 국민연금도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한금융 내외부에서는 신한금융 이사회와 직원들이 조 회장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고, 신한금융에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주주 등 주요 주주들도 힘을 실어주고 있어 주총에서 큰 이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회장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던 당시에도 조 회장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위원회는 조용병 회장이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경영성과와 미래비전에 주목했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주총을 무난히 끝내면 향후 3년간 신한금융을 이끌게 된다.
◇ '선제적인 지배구조 개선' 긍정 평가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주요 안건은 조용병 회장의 연임의 건과 임기 종료 이후 퇴임하는 이만우, 김화남 이사의 자리를 메울 새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이사회에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위원회와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줄 예정이지만 신한금융은 이미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
현재 신하금융 이사회 내 위원회는 11개다. KB금융 7개, 하나금융 9개, 우리금융 5개 등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이사회가 세분화 돼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선제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한국거래소 산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시행하고 있는 ESG평가에서 2012년 이후 작년까지 통합평가등급 A+ 이상을 받아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특히 지난해 ESG우수상을 수여하며 '신한금융이 사회적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해 왔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주총에서는 여성 사외이사를 9년만에 선임한다. 신한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회는 신규 사외이사로 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2011년 이사회의장까지 맡았던 전성빈 교수가 퇴임한 이후 9년만이다.
이와 관련 '특정 성별로 이사를 구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긴 했으나 유예기간이 2022년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선제적인 조치라는 평가다.
◇ 재일교포 '파워' 재확인
신한금융 지배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재일교포 주주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멤버 13인(사내이사‧사외이사‧비상임이사) 중 재일교포는 3명으로 40% 가량이다. 여기에 일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원까지 합치면 절반 가량이 일본과 관련이 있다.
올해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나는 김화남 사외이사를 대신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전현덕 후보 역시 재일교포 출신이다.
주목할 점은 전현덕 후보가 2018년 도입한 '사외이사 주주 추천 공모제' 첫 사례라는 점이다. 이 제도는 신한금융이 사외이사 후보군을 다양화 하고 주주 대표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약 67%다. 재일교포 지분은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1대주주는 9.7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지만, 재일교포 주주는 하나의 단체로 의결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주주로 해석되고 있다.
전현덕 후보도 재일교포 주주들이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모태인 신한은행이 재일교포들의 자본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재일교포 주주 영향력이 크지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외국인 지분이 없는 토종은행인 조흥은행을 품는 과정에서 존속법인을 조흥은행으로 하는 역합병 방식을 택했고 지금은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지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가 좀 더 다양화 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