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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쟁쟁한 그들, 마이데이터 '암초'

  • 2020.12.30(수) 09:01

하나은행·삼성카드 대주주 적격성 '발목'
카카오페이, 2대 주주 앤트파이낸셜 변수
토스는 대주주의 출자 능력이 문제된 듯

금융권이 눈여겨 보고 있는 새로운 사업이 있죠. 바로 마이데이터입니다. 마이데이터를 쉽게 요약하면 더 많은 금융 소비자의 정보를 더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산업을 말합니다.

금융권은 이를 통해 좀더 정확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금융권의 공통된 목표다 보니 마이데이터 사업의 라이선스 획득은 최근 금융권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얼마 전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주 KB국민은행과 신한카드,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전통적인 금융사 13곳(은행 4, 여전사 6, 상호금융 1, 금융투자회사 1, 저축은행 1)과 8개 핀테크 기업에 일단 예비허가를 내려줬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 중 일부는 예비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하나은행과 삼성카드, 카카오페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인데요. 그렇다면 이들이 예비인가조차 받지 못한 이유가 뭘까요.

◇ 심사조차 '보류'된 하나은행‧삼성카드 

국내 대표 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곳으로 압축됩니다. 이 중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이번에 모두 예비인가를 획득했는데 유일하게 하나은행만 실패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제대로 된 심사조차 받을 수 없는 '심사보류' 대상에 올랐는데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은행만 심사가 보류된 게 아닙니다.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이거나 핀크처럼 하나금융이 주요 주주인 핀테크 기업도 심사가 보류됐습니다.

금융당국은 현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일찌감치 심사를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 조건을 보면 대주주 적격성 즉 대주주가 사업을 하는데 적합한 요건을 갖췄는지 심사하는 항목이 있는데 '본부'를 총괄하는 김정태 회장에 대한 형사소송이 진행 중인만큼 심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소송 건은 지난 2017년 하나은행이 최서원(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는 건으로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검찰에 고발한 사안입니다.

삼성카드 역시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삼성카드의 대주주는 삼성생명(지분 71.8% 보유)인데, 삼성생명은 최근 암 입원비 지급 거절,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은 상황입니다. 기관경고를 받은 기업과 그 자회사는 1년간 신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심사 보류 시점은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기 전이었지만 중징계가 유력했던 터라 금융위원회가 삼성카드를 아예 심사 대상에서 뺀 겁니다.

◇ 카카오페이‧토스도 대주주 적격성 발목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일부 거물 핀테크 기업들은 하나은행이나 삼성카드와 달리 심사를 받긴 했는데 예비인가가 보류됐습니다. 금융당국의 표현을 빌리자면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 보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겁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모두 대주주 적격성 측면에서 일부 문제가 됐는데요. 금융당국은 내달 본인가 전까지 요건을 갖추면 인가를 내주겠다는 방침입니다. 두 기업 모두 보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한 측면도 분명 존재합니다.

카카오페이는 외국인 주주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지분 구성을 보면 카카오(56.1%)에 이어 중국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이 4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앤트파이낸셜에 대한 서류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외인 주주다 보니 물리적인 거리 등으로 기간 내에 서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남은 기간 이를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걸림돌은 남아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을 하기 위한 대주주 요건에는 ▲출자 능력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등의 항목이 있는데 현재 중국 현지에서 앤트파이낸셜의 상황이 썩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알리페이, 앤트파이낸셜)을 상대로 결제를 제외한 모든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땔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홍콩 주식시장 상장(IPO)이 불발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앤트그룹의 성장성이 꺾이고 투자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앤트그룹이 '제코가 석자'인 상황에 있다 보니 서류를 보완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금융당국이 앤트그룹의 대주주 적격성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금융사 상하이 현지법인 관계자는 "앤트그룹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일단 현재 재무구조와 출자 여력 등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가 계속되고 있어 국내 금융당국이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토스의 경우 대주주의 출자 능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토스 측은 공식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항목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업계에선 대주주의 출자 능력을 그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토스는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도 한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도 지배주주의 적합성과 자금조달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토스는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한 벤처캐피털(VC)을 지목했는데 당국은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하나은행 등이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예비인가 획득엔 성공했지만 대주주의 출자 능력에 대해 금융당국이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가장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말 기준 12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주요 주주들의 출자 능력은 어떨까요. 2019년 말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의 최대주주는 이승건 대표입니다. 이 외에 주요 주주는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의 VC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스뱅크 인가 당시와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이 출자 능력 등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을 주력으로 출자를 하는 건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고 본 것 같다"면서 "토스가 직접 신사업 출자에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금융당국이 검증을 요구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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