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금융권이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

  • 2021.05.25(화) 15:50

금융 수장들 잇단 메타버스 강조
디지털 재화 현금 환전 특징 중요
MZ세대와 새로운 고객 접점 활용

금융권이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 대세 SNS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메타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선제적으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이 특히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메타버스 내에서 유통되는 자산이 실제 자산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단순히 메타버스로 생성된 가상 공간에서 고객과 만나는 차원을 넘어 자금중개 기능까지 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신한금융지주 내 디지털혁신플랫폼 개발단 TODP 추진단 개소식에 VR기기를 활용해 참여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금융권 뉴트렌드 '메타버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들어 연이어 사내 직원들에게 메타버스를 강조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기존 가상현실의 진화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계열인 하나손해보험파트너의 남상우 대표가 가장 먼저 메타버스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남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플랫폼 시대에 디지털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DGB금융지주가 경영진회의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며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전 직원에게 상기시켰다. 이후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직원들에게 미래 금융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도 지난 24일 디지털혁신플랫폼 개발 조직인 TODP(Total Online Digital Platform) 추진단 공식사무소 개소식에서 VR기기를 활용한 메타버스 환경을 간접 체험했다. 

왜 메타버스인가

사실 메타버스는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상세계 이를테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하는 게임)이 일종의 메타버스다.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가상세계 속 화폐가 그 플랫폼을 통해 현금화가 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A라는 온라인 게임의 재화 '골드'는 현금화가 원론적으로 불가하지만, 메타버스로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재화는 그 플랫폼을 통해 현금화는 물론 현금을 재화로 환전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메타버스를 접목한 플랫폼 중 가장 유명한 온라인 게임인 로블록스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로블록스 안에서는 로벅스라는 일종의 재화가 통용되는데 게임 내 10만 로벅스는 약 350달러로 실제 환전이 가능하다. 

지난 3월 상장한 로블록스의 기업가치는 난해 2월 20억달러에서 상장 후 453억달러로 20배 이상 뛰었다. 현실세계만큼 자유도가 높은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가 그만큼 각광받는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메타버스가 각광받을수록 플랫폼 스스로 재화 관리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은 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자금중개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권엔 새로운 수익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활발하게 사용되면 가장 좋겠지만 실상은 쉽지 않다"면서 "결국 경쟁력 있는 메타버스 내에서 자금의 관리를 맡아줄 기관이 되기 위해 메타버스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경제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3040세대가 페이스북에 열광했듯 MZ세대가 메타버스를 접목한 SNS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다.

당장 국내 유명 아이돌인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한 버전은 미국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 내 '파티로얄'이라는 일종의 메타버스 SNS에서 최초 공개된 바 있다. 

은행 디지털부서 관계자는 "실제 재화가 오고가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금융권 역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며 "게다가 주요 경제 주체로 자리 잡을 MZ세대를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에 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