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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DLF 판결 항소

  • 2021.09.17(금) 11:24

금감원, DLF 중징계 취소 판결에 항소키로
정치권 금감원에 '항소 압박'도 작용한 듯

금융감독원(원장 정은보·사진)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내린 중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단에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나란히 금융당국 수장 자리에 오른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감원장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천명한만큼 항소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최근 정치권이 강력히 항소를 요청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징계 취소 판결에 항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은 손태승 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문책경고 취소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은 1심 판결문을 입수한 후 금융위와 협의한 결과 이번 건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현재 관련 소송이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등도 고려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결 이후 금융위와 협의를 지속했고, 내부 검토와 법률 자문 결과 법원의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현재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같은 사안으로 재판을 진행 중인 점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같은 이유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곧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제재 결정이 길어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이번 건에 대해 항소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취임 후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강조한 점 역시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현재 8개 금융회사 CEO 등이 사모펀드와 관련해 금감원의 징계 처분을 받았고, 금융위 및 증선위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다른 금융사의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항소 기일이 14일로 정해져있어 우선적으로 항소를 하게 됐다"면서 "다른 금융사 CEO 징계 일정은 금융위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내부 검토 결과 추가적인 법리 판단이 필요해 항소에 나섰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압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법원의 1심 선고 이후 금감원이 항소 결정을 머뭇거리자 지난 14일 고영인, 송재호, 오기형, 오영환, 윤영덕, 이수진, 이용우, 이정문, 이탄희, 이해식, 천준호,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금감원은 즉각 항소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DLF사태로 금감원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이에 불복해 항소한 연유를 묻겠다면서 내달 금융위 국정감사에 손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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