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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추천 나선 KB금융·기업은행 노조…분위기는?

  • 2022.03.03(목) 06:29

KB금융 노조, 5번째 사외이사 추천 도전
기업은행, 윤종원 행장도 약속 '올해는 성공?'
금융권 "기업은행 가능성 높지만 KB금융 낮아"

이달 주요 금융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KB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 노조가 다시 한번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노동 이사제'와 궤를 함께 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곧 끝나는 만큼 일부 금융회사 노조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수출입은행이 금융기관 최초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한 만큼 이번이 적기라는 게 노조 측의 관측이다.

다만 회사별로 이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지는 의견이 갈린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경우 노조측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크지만, 민간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의 경우 가능성이 낮다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적극적인 KB노조, 이번에야말로?

그동안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었던 금융노조 소속 KB국민은행지부는 올해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렸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KB금융 정기 주주총회 최대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KB금융 사측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안건을 올렸다. 동시에 노조 측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신규 사외이사 선임의 건으로 올렸다.

노조 측은 현재 KB금융지주는 글로벌 사업부문에서 경쟁 금융지주와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보완할 글로벌 전문가가 필요한 만큼 김영수 전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앉힐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류제강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현재 KB금융은 해외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입고 있어 해외사업 전문 경영진의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간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면서 이를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매번 실패했다. 사측에 유리한 주주들이 더 많은 데다가, 해외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이 큰 외국 의결권 자문사들도 반대했기 때문이다. 

윤종원 행장 '약속' IBK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노조도 이번에 사외이사 추천에 다시 도전한다.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한 만큼 올해는 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수출입은행 노조가 추천한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사외이사 선임을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최종 결정한다.

IBK기업은행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4일로 공시된 만큼 IBK기업은행 노조는 이번주중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해 사측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임명됐을 당시 노조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윤종원 행장에게 건의했고 윤 행장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IBK기업은행 노조는 지난해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실패했다.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기업은행장이 임명제청하면 금융위원회가 최종 승인하는 방식인데, 윤종원 행장의 수용에도 불구하고 정작 금융위원회에서 반대를 표시해서다. 

금융권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수출입은행에 이어 두번째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이사제' 공약 시행의 마지막이나 다름없는 올해에는 이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부터 시작해 국책은행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모습"이라며 "특히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 공기업 주주총회나 다름없는 만큼 이번에는 마지막 성과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기업은행 가능성 높지만 KB금융은 힘들 듯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간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의 경우 올해에도 해당 안건이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국가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분다. 정부의 공약인 '노동 이사제' 실현을 위해서는 IBK기업은행 사외이사 선임의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이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간 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KB금융지주의 의결권을 보유한 대다수의 주주들이 그간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건을 꾸준히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이 큰 세계 의결권 자문회사 역시 꾸준히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보내왔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노조 측의 입장은 회사의 발전을 위한 적합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지만 실제 주주들이 느끼기에는 경영에 노조 측이 간섭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노조 뿐만 아니라 사측 역시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라며 "관건은 회사의 의사결정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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