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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추천 사외이사 불발 불구 '달라진 분위기'

  • 2022.03.25(금) 11:45

노조추천 사외이사 불발, 찬성률 5% 내외
KB금융 노사, '주가제고·주주친화' 한 목소리

KB금융지주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다시 한 번 불발됐다. 5% 내외의 찬성률을 보여 앞으로도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노사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노조측은 단순한 경영 간섭보다 KB금융의 글로벌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추가 주식매입을 통해 사측과 함께 주가부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KB금융지주는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중 5개 안건을 통과시키고 1개 안건은 부결시켰다.

통과된 안건은 △2021 회계연도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이다. 부결된 안건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추천한 김영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관한 건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추천 또 불발

이번 KB금융지주 주주총회 최대 관심사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KB금융지주 노조는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사외이사를 추천하면서 민간 금융회사 최초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이사진 합류를 노리고 있다.

올해에는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는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명분이었다. 실제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은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지내면서 글로벌 금융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가졌다는 게 KB금융 노조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표심을 사로잡는데는 실패했다. 해당 안건은 사전의결권 행사 주식수중 4.53%의 찬성률, 출석 주식수 대비 5.06%의 찬성률을 얻는데 그쳤다. 다른 안건들이 못해도 70%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는 점에 비춰봤을때에는 여전히 주주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안건이 불발된 것은 주주들이 노조측의 경영 개입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김영수 후보가 수출입은행 노동조합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조와의 관계가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를 앞세워 경영에 적극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 셈이다. 

당장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 역시 해당 안건에 대해 이같은 이유를 들어 반대를 권고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노사화합 물꼬 튼 주주총회

이번 KB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주목할 점은 노사간의 화합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당장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불발됐지만 KB금융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이 노사간의 대립이나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취약 부분이라 생각한 글로벌 부문 사업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KB금융지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간섭 의지가 크지 않음을 주주들에게 강조했다. 큰소리가 오고 갔던 과거 일부 주주총회와는 달리 차분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윤종규 회장은 "5년 연속 비슷한 안건이 올라오고 있다"며 "노조 역시 주주들의 표결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성찰해 달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문훈주 KB금융우리사주조합장이 KB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노측 역시 사측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문훈주 조합장은 "KB금융지주의 주가가 10만원이 되는날을 희망한다"며 "KB금융지주의 현재 주가는 6만140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0%나 상승했다. 이는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우리사주조합은 KB금융의 주가상승을 통한 주주들의 가치상승을 위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라며 "주가가 10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측이 지분률을 높혀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사주조합장이 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답하며 이런 논란은 잠재운 분위기다. 

이에 대해 윤종규 회장은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줬기 때문에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었다"며 "임직원들의 많은 노력을 바란다"고 화답했다.

사측 역시 지난해 보다 높아진 배당을 약속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배당성향을 지난해 보다 6.0%포인트 끌어올린 26.0%로 확정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이에 따른 배당금액은 지난해 진행한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당 2940원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분기배당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24일 있었던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히면서 KB금융지주 역시 분기배당을 정례화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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