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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의 10월' 오나…긴장감 감도는 금융권

  • 2023.09.21(목) 06:09

국감 준비 본격화…연이은 금융사고에 줄소환 예고
정책 책임은 임명직…이복현·강석훈 집중 질의 전망

금융권에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이다. 내달 있을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금융권에 강한 질타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진 횡령 등 금융사고의 책임 소재를 다시 따져보고 재발방지 대책을 꼼꼼하게 살펴볼 것을 예고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 수장들 뿐만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 CEO들 역시 국정감사에 증인 혹은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21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내달 10일부터 국회는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한다. 금융권의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내달 △12일 금융위원회 △16일 금융감독원 △23일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24일 예보·산업은행·기업은행 △27일 종합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무위, 증인채택 돌입 카운트다운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민간 금융회사 CEO들을 소환할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회사 CEO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이다. 

이들이 이끄는 회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적발된 곳이다. 이에 따라 정무위에서는 이들 회사의 CEO들을 불러 내부통제 제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고가 발생한 경위와 사후 대처 과정,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해 따져물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잇단 사고에, 눈 부릅뜬 당국에…고개 숙인 은행장들

금융당국이 최근 라임펀드 사태 당시 특혜성 환매가 있었다는 점을 발표했던 증권사 CEO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와 관련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것으로 금감원이 밝힌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 과정에 대해 촘촘하게 뜯어볼 것을 예고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 라임 논란 4년만에 재소환…당국, 사모펀드 CEO 제재수위 '고심'

국회 정무위 소속 위원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IMF 연차총회, 해외IR 행사 등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는 금융사 CEO들이 많았다"라며 "올해는 금융회사 금융사고와 관련해 관심이 높은 만큼 각 의원실에서도 반드시 이들을 국감장에 세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임명직'들도 긴장 중

민간 금융회사 CEO들뿐만 아니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도 국감장에서 질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는 최근 불거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 부동산 PF 등 제2금융권 대출채권 현황 등을 집중해서 따져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더욱 가혹한 국정감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 감독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야권 의원들은 이 원장의 책임론을 수면위로 끌어올릴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라임펀드 환매 발표과정에서 금감원이 정치권을 저격한 모습을 보인 만큼 이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경우도 쉽지 않은 국정감사를 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과 HMM의 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이유 등에 대한 책임론이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 '속도전 강조했는데…' 강석훈식 구조조정, 브레이크

특히 부산이전과 관련해 노사는 물론 여야간 의견도 갈리고 있는 데다가 절차상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내년 총선 앞두고…정책 점검 미흡할수도 

일각에서는 올해 국정감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이어가는 등 정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 국정감사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핵심으로 예상되는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국정감사 역시 금융정책 등을 점검하기 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둔 '잿밥'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금융회사 대관부서 소속 관계자는 "두 인사는 출마와 관련해 부인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총선 일정에 돌입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국정감사 자리에서 이들을 견제하는 등 여야간 의견 충돌이 생긴다면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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