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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사 자본건전성 악화…업계 혼선은 여전

  • 2024.07.12(금) 17:13

올 1분기 K-ICS, 전분기 대비 8.6%포인트 하락
KDB생명·MG손보·하나손보 당국 기준치 미만
당국 가이드라인에 건전성 지표도 오락가락

지난 1분기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악화했다. 새 건전성 지표(K-ICS) 도입에 따른 경과조치를 적용했음에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하회하는 보험사가 있었다. 최근 기초가정위험액이 시행되며 운영리스크가 크게 증가했고, 주식위험 등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던 탓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223.6%로 작년 4분기(232.2%) 대비 8.6%포인트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계약자에 대한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재무적 능력을 보여준다.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00%로 전분기보다 8.6%포인트 하락했고, 손해보험사는 5.8%포인트 떨어진 216.1%를 기록했다.

작년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며 건전성 지표도 RBC 비율에서 현행 K-ICS 비율로 대체됐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보험업법상 기준치는 100%로 이 밑으로 떨어지면 관리 감독 대상이 된다.

당국은 K-ICS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신규 위험액 측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경과조치를 신청하면 K-ICS 비율이 100% 미만이 되더라도 적기시정조치가 5년간 유예된다. 생보사 12곳, 손보사 7곳 등 19개 보험사가 경과조치를 적용 중이다.

경과조치를 적용했음에도 KDB생명(129.2%)과 MG손해보험(52.1%) 등 일부 보험사는 당국 권고치에 미달했다. 하나손해보험은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1분기 129.3%로 전분기 대비 23.8%포인트 하락하며 권고치를 하회했다.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진 건 요구자본이 급격히 증가해서다. 1분기 경과조치 후 K-ICS 요구자본은 1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6000억원 늘었다. 이중 올해 기초가정위험액 시행에 따른 운영리스크 증가분이 2조4000억원에 달했다.

기초가정위험액은 예실차(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발생한 보험금 차이)에 대비한 자본적립 기준이다. 예실차가 클수록 위험액이 크게 설정된다.

금감원은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취약 보험 회사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새 건전성 지표를 도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업계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1분기만 해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보험사 일부가 지급여력비율을 정정 공시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5월 1분기 지급여력비율을 213.1%라고 공시했지만, 최근 212.8%로 0.3%포인트 낮췄다. 한화생명 역시 기존 176%에서 173.1%로 낮춰 재공시했다.

당국이 지난달 말 옵션행사 위험액 산출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K-ICS 비율을 재산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해석상 차이가 발생했을뿐 건전성 부풀리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제도 초기인 만큼 당국이 이런저런 가이드라인을 내릴 수밖에 없지만 이를 적용하는 입장에선 더욱 혼란스럽다"며 "회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IFRS17의 취지와 달리 당국의 방향에 맞춰가는 방식으로 운용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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