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세계 1위 체성분 분석기 의료기기업체 인바디가 마침내 가업세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는 창업 26년 만에 10%에 가까운 첫 주식 증여를 통해 후계자를 일약 2대주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입사 7년만인 30살을 갓 넘긴 나이에 전격적으로 이사회 멤버로 경영일선에도 포진시킨다.

창업 26년 만에 330억 첫 주식증여
23일 인바디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차기철(64) 대표는 지난 11일 지분 9.28%(127만주)를 증여했다. 금액으로도 당시 주식시세(종가 2만5650원 기준)로 326억원에 달하는 적잖은 규모다. 이에 따라 차 대표의 개인 지분은 27.15%에서 17.87%(244만5000주)로 축소됐다.
수증인은 차인준(31)씨다. 차 대표의 아들이다. 차 법인장이 인바디의 주주로 등장한 게 작년 1월. 조모 박영례(91)씨에게 지분 0.37%(5만주)를 물려받은 데서 비롯됐다. 이어 다시 부친의 증여를 통해 도합 9.65%(132만주)를 확보, 불과 1년여 만에 는 일약 단일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인바디는 차 대표가 1996년 5월 설립한 세계 1위 체성분 분석기 업체다. 2021년 매출(연결기준) 1380억원 중 수출이 71%에 달할 정도로 해외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다. 영업이익 또한 359억원을 달성, 이익률 26.0%로 재무구조 역시 견실하다. 계열사도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의 해외 현지법인을 비롯해 13개사나 된다.

후계자 입사 7년 만에 경영일선 등장
따라서 차 대표의 최근 지분 증여는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 올해를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사전정지작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바디를 창업한 지 26년만이다. 때를 같이 해 차 대표의 2세가 30살을 갓 넘긴 나이에 경영일선에도 전격 합류한다. 즉, 부자(父子)가 함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되는 것.
인바디는 오는 24일 2021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결산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2명) 및 사외이사(2명)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을 다룬다. 주총을 통해 임기 3년의 사내 등기임원으로 새롭게 선임할 이가 차 대표의 이들이다.
차인준씨는 1990년생으로 학업을 마친 후 2015년 인바디에 입사,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주로 해외사업파트에서 근무했다. 아시아팀을 거쳐 지금은 인도법인장을 맡고 있다. 이어 입사 7년 만에 기업 지배구조의 정점이자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까지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