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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일양약품 감춰진 가족사 대방기획 꿰찬 차남 정희석

  • 2025.06.18(수) 07:10

[중견기업 진단] 일양약품③
한때 정도언 37%, 차남 35% 광고대행사
정희석, 2012년부터 대표 맡아 경영 챙겨
차남 몫 대물림용 대방기획 쓰임새 관심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일양빌딩. 경기도 용인공장에 본사를 둔 중견제약사 일양약품 소유의 지하 1층~지하 7층 건물이다. 서울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오너 일가의 또 다른 가족기업이 본점으로 쓰고 있다. 대방기획(大邦企劃)이다. 

2대 사주 정도언(77) 회장의 두 아들 정유석(49) 일양약품 사장과 정희석(47) 일양바이오팜 대표의 향후 계열 분할 측면에서, 비록 후계구도에서는 밀려나 있지만 차남 몫으로 주목할 만한 감춰진 광고대행사이기도 하다.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왼쪽). 차남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

대방기획, 한때 오너 정도언-대교그룹 합작

대방기획은 1989년 2월 설립됐다. 2006년 1월 더화이팅콕스컴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가 2010년 10월 다시 원래 사명으로 돌아왔다. 초창기에는 일양약품 계열 광고대행사로 알려졌다.  

반면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00년 이후로는 정작 일양약품과 출자로 묶인 적이 없다. 주인은 따로 있었다. 정 회장이다. 2000년 ‘눈높이’ 학습지로 잘 알려진 대교그룹을 주주사로 영입할 당시 자본금 10억원에 51% 1대주주가 정 회장이었다. 이외 49%를 대교네트워크(현 대교홀딩스)가 보유했다. 

알짜였다. 특히 주로 일양약품의 제약 광고와 대교그룹 주력사 ㈜대교 광고 물량을 소화하며 짭짤하게 수익을 냈다. 2000년 매출 67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이익률 27.9%)을 벌어들일 당시 일양약품(13억원)과 ㈜대교(24억원) 매출이 54.6%나 됐다. 바꿔 말하면 일양약품의 광고물량이 정 회장 개인회사를 키우는데 한 몫 했던 셈이다. 

2002년 12월 대교그룹이 지분을 양도하며 떨어져 나간 뒤로는 정 회장의 개인지분이 72%로 더 높아졌다. 게다가 이를 계기로 또 다른 가족사인 ㈜은산(垠産)이 나머지 28%를 보유하며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거버넌스워치] 일양약품 ②편’을 되풀이하면, 은산은 정 회장의 부인 유경화(73)씨가 1985년 2월 설립 초창기부터 2005년까지 감사, 2011년 3월 이후로는 ‘나 홀로’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다. 은산 소유의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소재 은산빌딩을 일양약품이 OTC(일반의약품)사업본부 서울약국지점으로 임차해 쓰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일양빌딩. 일양약품 소유의 건물로 서울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오너 정도언 회장의 차남 정희석씨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가족기업 대방기획이 본점을 두고 있다. /네이버 지도

2005년 증여 통해 차남 2대주주 부상

비록 대방기획은 2012년 6월까지 김진섭→이일우→최영표→이종윤→전영재로 이어지는 전문경영인들이 대표를 맡아 운영했지만 정 회장은 초창기부터 2016년 3월까지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기도 했다. 

정 회장이 2013년 5월 일양약품 대표, 사내이사 직을 모두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났던 점을 감안하면, 대방기획에는 이후로도 한참을 이사회에 적(籍)을 두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만큼 애착이 강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모친 고(故) 이영자(1925~2023)씨가 1999년 6월까지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2000년 1월에는 둘째동생 정재형(73)씨의 뒤를 이어 부인 유경화 은산 대표가 합류했다. 은산처럼 대방기획의 가족기업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단면이다.   

지금의 대방기획은 딴판이다. 안주인 유 대표가 감사로 자리를 옮긴 2005년 12월을 기점으로 장남 정유석 사장을 시작으로 두 아들이 대방기획에 속속 발을 들인 데 따른 것이다. 정 사장은 모친의 뒤를 이어 이사회에 진입한 뒤 2008년 3월까지 활동하다가 2015년 6월 다시 선임됐다.  

특히 차남 정희석 대표는 형의 뒤를 이어 2008년 3월 합류한 뒤 2012년 6월에는 대표 자리까지 꿰찼다. 일양약품 신약 ‘놀텍’, ‘슈펙트’ 등 ETC(전문의약품) CMO(의약품위탁생산) 업체 일양바이오팜 외에 대방기획 대표직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세모자 말고 등기임원은 정 회장이 물러난 자리를 채운 전문경영인 김동연(75) 일양약품 부회장뿐이다.  

현재 대방기획이 일양약품의 가족기업이고, 정 대표가 경영을 직접 챙긴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정 회장이 대방기획을 차남 몫으로 떼줬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정황도 있다. 대방기획은 2009년까지 주주의 면면이 확인 가능한데. 앞서 2005년 정 회장의 증여를 통해 35% 2대주주로 올라섰던 이도 정희석 대표다.  

다만 대방기획은 2009년을 기점으로 이전처럼 활발하게 광고 대행․제작 사업에 나서지는 않는 모습이다. 매출이 2003년 47억원에서 2008년에는 71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지만 2009년에는 28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벌이도 신통치 않아 영업이익이 6년간 많아야 3억원 남짓이다. 2009년에는 9억원의 적자를 내며 10억원의 결손금이 생겼다.  

한데, 비록 비(非)외감법인이라 제한적이기는 하나 대방기획이 2016~2019년에는 매년 6억원대 매출에 따박따박 3억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확인된다. 정 회장의 차남 대물림 용도로 대방기획의 쓰임새가 주목받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일양약품 ④편으로 계속)

대방기획 주주 및 등기임원
대방기획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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