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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노루’를 영어로…한 핏줄 ‘디어스’에 부는 이상기류

  • 2022.11.07(월) 07:10

[중견기업 진단] 노루⑥
창업주 3남 한진수 회장 소유의 방계가
장남 한충원 E&C 주주로…승계 본격화 
부인 정승연씨도 올해 1월 M 경영일선

65년 장수 브랜드 ‘노루표 페인트’로 유명한 노루(NOROO)그룹에는 낯선 ‘디어스’ 사명을 가진 계열사가 무려 4개 존재한다. 거의 죄다 노루홀딩스 지주회사 울타리 밖에 있다. 

창업주 2세들의 분가(分家)와 무관치 않다. 2대 경영자 한영재(67) 회장의 둘째 남동생 한진수(65) 디어스 회장이 주인이다. 계열명을 달리 ‘노루’의 영어 표기 ‘DEER’S’로 한 게 아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 프라코(PLAKOR)와 ㈜나전·나눔공간·젠트라드 등을 경영했던 첫째 남동생 고(故) 한동엽씨, ‘[거버넌스워치] 노루 ⑤편’에서 얘기한 한 회장 장남의 1인회사 디아이티(DIT)의 옛 주인인 큰누나 한현숙(74)씨가 노루를 떠난 뒤 유일하게 ‘한 지붕’ 생활을 하는 방계가다. 

벌이 시원찮아지는 방계가 디어스

1998년 11월 고(故) 한정대 창업주 별세 무렵 노루의 모태사업인 인쇄잉크를 물려받은 이가 창업주 3남5녀 중 막내아들 한진수 회장이다. 현 디어스아이(I)의 전신(前身) ‘대한잉크화학’이 설립된 때가 1998년 10월이다. 

이에 더해 디어스세다(SEDA, 화공약품·도장설비·무역), 디어스엠(M, 산업용특수잉크), 디어스이앤씨(E&C, 산업플랜트 설계·시공)이 한 회장 지배 아래 있는 계열사들의 면면이다. 

2020년 ‘디어스’로 CI(기업이미지통합) 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노루그룹 20개 계열사 가운데 4개사로 이뤄진 미니 방계그룹인 셈이다. 한 회장은 노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회사 노루홀딩스 지분 1.20%도 가지고 있다. 

디어스 계열에 대한 한 회장의 오너십은 절대적이다. I와 M의 1대주주로서 소유지분이 99.92%, 99.95%나 된다. 이어 두 계열사가 SEDA와 E&C 지분 각각 60%, 50%를 분산․소유하고 있다. SEDA는 현재 노루홀딩스의 자회사(지분 40%)지만 I가 40%, M이 20%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한 회장이 I와 더불어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는 곳이다. 

심상찮다. 디어스 계열은 기업 볼륨 치고는 비교적 쏠쏠하게 벌어왔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 시원찮아지고 있다. E&C를 뺀 3개사의 합산 매출이 2015년 1630억원, 2021년 1760억원이다. 정체 양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108억원에서 매년 예외 없이 감소하며 작년에는 계열사별로 많아봐야 5억원에 머물렀다. 엠은 2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E&C의 변신…장남 한충원 이사회 합류

예사롭지 않은 점 한 가지 더 있다. 지배구조 및 경영구도에 불고 있는 이상기류다. 작년부터 조짐이 보였다. 한진수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E&C가 진원지다. 

E&C는 원래 SEDA 50%, 한영재 회장과 한진수 회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한 3인 주주 체제였다. 작년에 한영재 회장 지분이 죄다 동생 가족 소유가 됐다. 한진수 회장 지분도 마찬가지다. 부인 정승연(62)씨 25%, 장남 한충원(33)씨와 장녀 한정원씨 각각 12.5%다. SEDA 50%는 I(25%)와 M(25%)에 17억원(주당 1만9400원)을 받고 넘겼다.  

한충원씨는 이전까지는 I에 2018년부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았지만 지분이 0.08% 밖에 안된다. 한 회장(99.92%) 외의 지분이다. 한정원씨의 경우도 2020년부터 부친(99.95%)과 함께 M의 주주로 있지만 0.05%다.  

노루페인트의 한영재 회장이 장남인 한원석(36) 노루홀딩스 전무의 대물림에 부쩍 열을 내고 있는 요즘 한진수 회장 또한 E&C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후계승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7월에는 한충원씨가 E&C 이사회에 디어스 계열 중 처음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E&C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벌이가 부쩍 좋아지는 곳이기도 하다. 2019년 267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작년 518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9~2020년 1억원도 채 안됐던 영업이익이 작년에 16억원으로 뛰었다. E&C가 한진수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이 주주로 등장한 뒤 작년 결산배당으로 5억원을 푼 이유다.   

또 한 가지. 디어스 계열의 안주인 정승연씨도 경영 보폭이 부쩍 커졌다. 올해 1월 M의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아울러 남편이 대표 자리에 앉아 있는 I와 SEDA의 감사직도 가지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노루 ⑦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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