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의약품 유통·물류그룹 지오영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선혜(70) 회장이 듀켐바이오의 주주로 나섰다. 최근 코스닥으로 적(籍)을 옮긴 계열사의 몸값이 기대에 못미쳐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실권자의 상장 계열사 첫 주식 매입
6일 듀켐바이오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지오영은 조 회장을 특수관계인으로 편입했다. 작년 12월20일 장내에서 주식 0.34%(9만6432주)를 신규 취득한 데 따른 것이다. 매입자금은 10억원이다.
조 회장은 이희구(75) 명예회장과 함께 지오영의 공동창업주다. 계열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의 2대주주로서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 71.65%에 이어 26.5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홀딩스와 사업 지주사격 ㈜지오영의 대표직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경영실권자로서 조 회장의 행보는 듀켐바이오의 코스닥 상장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8월 ㈜지오영이 계열 병원 GPO(구매대행) 업체 케이캠프의 분할합병을 통해 편입한 계열사다. 지난달 20일 코넥스에서 이전했다. 지오영 24개 계열사 중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유일한 상장사다.
상장공모 당시 쓴맛을 봤다. 당초 듀켐바이오는 신주 143만주 모집에 주당 희망가액 범위(밴드)를 1만2300원~1만4100원(액면가 500원)으로 제시했다. 예상모집액은 176억~202억원이다.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증시 침체에 따른 공모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에다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쳤다. 공모가격이 8000원으로 결정됐다. 밴드 하단보다 35.0%(4300원) 할인된 값이다. 조달자금도 114억원으로 축소됐다.
듀켐바이오 주가 1만4100원 찍은 뒤 약세 흐름
조 회장이 듀켐바이오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이전 상장 매매개시 첫 날이다. 공모가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일 2차례에 걸쳐 주당 평균 1만205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시초가가 1만2100원에 결정된 뒤 장중 한 때 1만4100원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9080원에 마감했던 때다.
듀켐바이오 주가는 이후로도 전반적인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12월24일에는 7940원(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8150원(30일)에 머물고 있다.
재무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암 진단, 파킨슨병·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국내 1위 업체다.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한양대병원 등 전국 12개 대형병원에 제조센터를 가지고 있다.
분할합병이 반전 포인트가 됐다. 매출(연결기준)이 2020년 156억원에서 2023년 347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5억원 흑자 전환 뒤 재작년에는 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8%(37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1~3분기에도 매출 262억원, 영업이익 38억원으로 14.5%의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듀켐바이오 1대주주 ㈜지오영은 51.55%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기존 특수관계인인 듀켐바이오 창업자 김종우(58) 부회장(8.91%), 김봉석(59) 전무(0.16%)에 조 회장이 새롭게 편입되면서 합산 지분은 60.9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