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나아가 2조원이 넘은 현대글로비스와 더불어 그룹 승계를 위한 또 하나의 든든한 재원이 될 게 틀림없다. 370억원을 정확히 10년만에 2100억원으로 불린 ‘황태자의 매직’은 그만큼 앞으로도 ‘깜짝쇼’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2년 10월 설립된 현대엠코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현대글로비스(60%) 등 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전량 소유했다. 그러던 현대엠코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04년 12월로 이때 정 부회장이 주주로 등장하게 된다. 부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더불어 현대글로비스로부터 현대엠코 지분 35%를 사들인 것. 당시 정 부회장의 인수규모는 25%(24만주)로 인수금액은 261억원(주당 11만원)이다.
정 부회장은 다음으로 2005년 5월 현대엠코 452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인수 당시 가격의 2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액면가(5000원)에 113억원을 출자한다. 이어 현대엠코의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100% 무상증자에 따라 그는 현재 현대엠코의 최대주주로서 지분율 25%에 주식 5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현대엠코 주식을 소유하는데 쓴 자금은 375억원(주당 7480원)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본전을 뽑고도 100억원이나 되는 이익을 챙기고 있다. 현대엠코가 2008년 이후 2012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속 배당을 실시함에 따라 이 기간 배당수익이 476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그의 현 소유주식의 가치는 현대엠코 순자산가치로만 따져도 161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의 주식가치를 한껏 부풀려준 일등공신은 그룹 계열사들이다. 현대엠코는 시공순위 13위의 건설업체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더불어 건설부문 3개 계열사 중 하나다. 자동차·제철 공장 등 그룹 계열사들의 풍부한 발주물량을 기반으로 뛰어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 회사만이 갖는 강점이다. 2012년만 하더라도 계열 매출비중이 61%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12년 매출(개별 2조8700억원)이 2009년의 3배 가까이 뛸 만큼 건설경기 불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급속한 매출 성장세를 보여왔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해 덩치를 키우고 포트폴리오를 키우면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더욱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승계자금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마련하는 셈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합병 뒤에는 합병 회사가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의 추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또한 그의 지분가치 상승에 초점을 맞춘 현실 가능한 분석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