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일대 변화를 모색중이다. 이건희 회장이 주문한 한계돌파를 위해서다. 신경영과 창조경영을 거쳐 이번에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하경영이 새로운 화두다. 삼성은 최근 5부로 이뤄진 '마하경영 How To 보고서'를 만들어 사내직원들에게 전파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삼성은 '마하경영' 전파를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내매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마하경영 How To 보고서'를 만들어 전파했다. 이 보고서는 총 5부로 구성됐고,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순차적으로 게시됐다. 지난 17일 5부가 마무리됐다.
이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통해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기존의 제도나 관습 안에 머물러서는 한계를 돌파할 수 없다는 의미들이 담겨있는 사례들이 중심을 이뤘다.
삼성은 1부의 주제로 '한계의 발견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을 제시했다. 달나라에 가는 것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지만 기존의 관습을 깬다면 가능하다는 것이 요지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시각에 머물지 말고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와 같은 SF영화에 나올 법한 기술개발에 도전하라는 것이다.
2부에서는 독일의 사례를 연구했다. '독일의 혁신, 버리고 시작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빌트폴츠리트라는 마을의 사례를 들었다. 빌트폴츠리트라는 마을이 오랜 노력으로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효율을 끌어올린 결과 지금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마을에 필요한 전기소비량의 5배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내용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폭스바겐이 경쟁자들이 생산단가를 낮추는 혁신에 몰두해 있을때 생산혁신이 아니라 설계혁신을 이뤄내며 게임의 규칙을 바꿨다는 내용이다.
3부에서는 '누가 게임체인저가 되는가'라는 주제의 사례로 카쉐어링 업체인 지프카(Zip Car)가 나온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성인으로서 자유를 뜻한다는 전통적인 의미를 바꿔 성공한 사례다. 지프카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자동차를 공유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복잡한 도심에서 관리나 주차에 신경쓰지 않고 필요할 때는 언제 어디서나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시장을 바꿨다는 내용이다.
4부에서는 기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에린 조 뉴욕 파슨스스쿨 전략디자인경영학과 교수가 10명의 삼성SDS 임직원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동료와 함께 하지 마라',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라', 'CEO 마인드를 가져라'라는 에린 조 교수의 조언 등이 담겼다.
마지막 5부에서는 사례와 함께 삼성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 혁신하고 계십니까?'라는 주제가 붙은 5부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센터(Plug&play tech center)가 사례로 제시됐다. 수많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세상의 트렌드와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특히 삼성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이라고 경고했다. 모두 잊어야 하고, 지금까지의 성과가 앞으로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중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술과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는 부분을 인용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올해 삼성의 경영키워드를 '한계돌파'로 제시했다. 이어 양과 개선활동(관리의 삼성)을 삼성1.0, 질과 혁신경쟁(전략의 삼성)을 삼성2.0으로 정의했다. 마지막으로는 품격과 창의성, 상생(창의의 삼성)을 뼈대로 한 삼성 3.0 시대를 추구해야 한다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