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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희망]삼성전자 V낸드 '게임 룰 바꿨다'

  • 2014.11.13(목) 08:28

'위로 쌓는' V낸드, 독보적 기술 개발
기술경쟁 패러다임 변화..삼성, 독주체제 구축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게임의 룰이 변했다. 삼성전자 V(Vertical)낸드가 기술경쟁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낸드플래시 기술은 누가 더 미세한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느냐의 싸움이었다. 미세한 공정기술이 적용될수록 집적도가 높으면서 전력소모량이 적고,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선두권 낸드플래시 업체들은 10나노급 공정에 진입하고 있지만 한계도 적지 않았다. 내부 셀(Cell)간 간섭현상이 생기는 등 기술적, 물리적 문제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V낸드는 제조기술의 개념 자체를 바꿨다. '누가 더 미세하게 만드느냐'가 아닌 '누가 더 높게 쌓느냐'의 경쟁구도로 변화시켰다. 삼성전자가 V낸드를 앞세워 독주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V낸드는?

 

일정한 면적의 땅에 집을 짓는다고 가정하자. 처음 몇집만 지을 경우 면적도 크고, 집 사이 거리도 넓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집을 짓게되면 크기도 작아지고, 간격도 좁아진다. 옆집에서 나오는 소음 때문에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메모리에도 나타난다. 10나노급 미세공정에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인 셀(Cell)이 작아지고, 이웃한 셀과 가까워지면서 간섭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간섭현상이 발생하면 셀에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V낸드는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했다. V낸드는 수평으로 셀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고, 수직으로 쌓는 개념이다. 주택으로 치면 기존 기술은 단층주택, V낸드는 아파트와 같다.

 

수직으로 배열된 셀 사이에 간섭현상을 방지하는 구조를 만들어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층간거리를 충분히 주고, 흡음재 등을 보강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V낸드는 높이 쌓을수록 용량을 키울 수 있다.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적층단수를 높이는 것만으로 집적도를 키울 수 있다. 그야말로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명인 셈이다.

 

◇ 혁신기술 빛났다

 

삼성전자는 V낸드 기술개발에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국내외에 출원된 특허만 300여건이다. 전 세계에 출원된 3차원 공정기술 특허중 40%가 넘는 비중이다. 핵심특허만 따로 분류할 경우 삼성전자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128 기가비트 V낸드에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적용됐다. 특히 삼성전자 고유의 CTF(Charge Trap Flash)기술이 빛을 발했다.

 

수직으로 셀을 쌓기 위해서는 전기신호를 잡아 두는 물질을 더 얇고 강한 것으로 바꿔야 했다. 과거에는 이 물질로 '도체(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사용했지만 더 강력하게 전기신호를 잡아두기 위해 '부도체(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를 사용해야 했다. 부도체에 전기신호를 가둬두는 기술이 바로 CTF다.

 

CTF 기술은 이미 삼성전자가 2003년 개발했지만 수평구조에서는 셀과의 조합이 좋지 못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3차원으로 적층된 셀과 결합하면서 기대이상의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 고유의 식각(에칭, Etching) 기술도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직경 300mm 웨이퍼 한장 위에 약 2000억개 이상의 구멍(채널 홀)을 균일하고 깨끗하게 파내 셀을 완성해야 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식각기술은 후발업체들이 가장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삼성전자는 V낸드 개발을 통해 현재 양산되고 있는 단일 낸드플래시 칩 가운데 가장 큰 용량인 128기가비트(Gb)를 가장 작은 사이즈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제품의 성능도 뛰어나다. 기존 20나노 수평구조 낸드플래시에 비해 사용기간은 10배, 성능과 용량은 2배, 소비전력은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V낸드 기술개발과 제품 양산을 동시에 발표했다. 통상 반도체의 경우 기술개발 완료후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V낸드를 비밀리에 준비해 이런 시간차를 없애버렸다. 아직 3차원 적층기술을 개발조차 못한 경쟁사들과 기술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2세대 3차원 수직구조 낸드인 '32단 3D V낸드 메모리' 양산도 시작했다. 24단인 1세대 제품보다 적층수를 30% 가량 늘렸다.

 

삼성전자는 현재 128 기가비트(Gb)가 최대인 용량도 수년내 1테라비트(Tb)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기술적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인 만큼 당분간 3차원 기술이 적용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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