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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희망]삼성SDI '휘어지는' 배터리 시대 연다

  • 2014.11.17(월) 16:22

종이컵처럼 구부러지는 배터리 개발
ESS·전기차 등 배터리 풀라인업 구축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진 기기들이 결국 웨어러블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웨어러블 시대로 가기 위한 걸림돌도 적지 않다.

 

배터리 역시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지금보다 크기는 작으면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웨어러블 기기 형태에 맞춰 모양을 변형할 수 있는 '플럭서블(flexible)' 배터리 역시 요구되고 있다. 삼성SDI의 기술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 '진정한'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

 

삼성SDI는 최근 주목할만한 배터리를 선보였다. 플렉서블 배터리다. 하지만 과거처럼 단순하게 휘어지는(Curved) 정도가 아닌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을(Bendable)'뿐 아니라 '둘둘 말 수 있는(Rollable)' 단계까지 적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종이컵 곡률 정도로 휘어도 성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삼성SD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렉서블 구조설계 기술과 소재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수만 번의 굽힘 테스트를 실행해도 정상 작동이 가능한 기술수준을 확보했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과 협업을 통해 플렉서블 전지 생산에 필요한 기술개발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수년내에 안정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킨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대량생산에 필수적인 공정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받은 제품은 캡슐 알약 크기 초소형 핀(Pin) 전지다. 직경과 길이는 각각 3.6㎜, 20㎜ 수준이고 용량은 10mAh다. 기존 노트북용 원통형 전지 부피와 비교하면 약 80분1 수준에 불과하다. 초소형 사이즈 배터리가 필요한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

 

삼성SDI는 최소 20mm부터 최대 30mm 길이까지 다양한 사이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지 구조에 대한 특허 및 요소기술을 조기 확보할 계획이다.

 

◇ '휴대폰에서 車까지' 배터리 팔방미인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영역은 웨어러블 분야 외에 이미 휴대폰에서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용 배터리 등까지 확대돼 있다. 전동공구나 전기자전거 등 IT분야를 제외한 분야 역시 삼성SDI의 배터리가 채용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독일 BMW와 수조원 수준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미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i3가 출시됐고, i8 역시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다. 미국 크라이슬러와 인도 마힌드라와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포드와는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컨셉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중인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시작된 상태다. 중국 안경환신그룹, 시안고과그룹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했고,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중이다. 시안 공장은 글로벌 배터리기업중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의 모든 공정을 일괄 생산해 순수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에 공급하게 된다.

 

삼성SDI는 내년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하며 본격 가동되는 2016년 생산라인을 풀 가동할 물량을 이미 수주한 상태다.

 

▲ 삼성SDI 자동차 전지용 제품 검사장면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선그로우와 ESS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국가로 최대규모 시장인 중국 전력용 ESS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고, 공동으로 투자하는 내용이다.

 

합자사는 내년 1분기에 설립되며 전력용 ESS 배터리 팩과 시스템 개발, 생산, 판매 등을 맡는다. 삼성SDI와 선그로우는 향후 합자사를 통해 중국 전력용 ESS 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전지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게 된다.

 

북미와 유럽지역 공략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1일에는 미국 GCN(Green Charge Networks)와 북미 최대인 25MWh 규모의 상업용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탈리아의 Enel(에넬), 독일 Younicos(유나이코스)와 WEMAG(베막), 영국 UKPN 등 유럽 빅3 지역의 회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가정용 ESS사업에서는 일본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 5월 니치콘과 1조원대 공급계약을 맺었다. 2011년부터 니치콘과 거래를 시작한 삼성SDI의 가정용 ESS는 일본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1일 합병이 마무리된 제일모직 소재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소재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사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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