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제조업이 희망]LG화학, 효자는 여전히 '화학'

  • 2014.11.24(월) 15:29

ABS, 시장점유율 세계 1위
SAP, 미래 성장성 독보적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LG화학은 전체 매출의 60%를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수출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2차전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뛰어들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분야에선 기술력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LG화학의 주 매출처는 석유화학사업이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이 사업에서 번다. 작년 매출액 23조1436억원 가운데 석유화학사업의 매출은 17조5452억원으로 전체의 75.8%를 담당했다.

 

특히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사업은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롭게 진출한 SAP(Super Absorbent Polymer) 사업에서도 생산량의 90%를 수출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ABS사업부와 아크릴/SAP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각각 4조3957억원, 1조9662억원으로 각각 전체매출의 19%, 8.5% 정도를 차지한다.

 

 

◇ LG화학의 효자사업 'ABS'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청소기와 세탁기, 냉장고 등 전기·전자 제품의 내외장재나 자동차의 내외장재, 잡화 등에 사용된다.

 

LG화학은 지난 1978년 여수공장에 6000톤 규모의 ABS 공장을 건설해 이 사업에 진출했다. 1996년에는 중국 닝보시에 생산법인인 ‘LG용싱’을 설립해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후 꾸준한 투자와 증설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은 ABS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범용 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 통했고, 가격 경쟁력과 품질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ABS 생산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투명 방음창 등 특수 제품에 사용될 수 있는 ABS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생산시설을 100% 가동, 생산규모는 세계 2위지만 점유율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화학 ABSEP 수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지금은 생산시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중국 광동성 해주시 대아만개발구에 중국의 메이저 석유화학업체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작을 통해 연산 15만톤 규모의 신규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에서만 연간 생산규모가 90만톤에 달한다. 현재 이 공장은 상업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LG화학은 해주공장에 15만톤 규모의 공장을 30만톤 규모로 증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의 연간 생산능력은 100만톤이 넘고, 국내 여수공장(77만톤)을 더하면 총 180만톤 이상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 SAP 생산라인 강화..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SAP는 LG화학이 선택한 석유화학사업의 미래다. SAP는 1g으로 최대 500ml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고흡수성 수지다.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도 흡수된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능력인 보수력도 좋아 기저귀나 여성용품 등에 사용된다.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해 독일 에보닉(Evonik)과 바스프(BASF), 일본촉매 등 소수 화학사들만 생산이 가능한 고부가 제품이다.

 

LG화학은 SAP의 원료인 아크릴산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원료 뿐 아니라 SAP을 직접 생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코오롱으로부터 7만톤 규모의 SAP사업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나프타와 프로필렌, 아크릴산, SAP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재 LG화학은 여수공장과 김천공장에 연간 28만톤의 SAP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고 있다. 이는 280억 개의 기저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12%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수공장에 2015년 완공을 목표로 8만톤 규모의 증설도 진행 중이다. 증설이 완공되면 총 36만톤 규모의 SAP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LG화학 생산 공정의 강점은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라인 당 생산량이 많다는 점이다. 경쟁사들의 라인 당 SAP 생산량이 4만~6만톤인 반면 LG화학은 라인 당 8만톤으로 1.5배~2배 수준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합반응 방식을 적용해 생산능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SAP의 성장성은 매우 밝은 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인구 대국에서의 기저귀 소비량이 증가 추세고, 인구 노령화에 따른 성인용 기저귀 시장도 커지고 있어서다. 중국의 경우 2010년 7% 수준이던 종이기저귀 사용률이 작년에는 29%로 성장했고, 2016년에는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SAP 시장은 2013년 206만톤 규모에서 2016년에는 246만톤으로 늘어 연간 6%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판매 지역에 맞춤별 제품을 제공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온다습한 남미 지역에선 SAP이 습기에 쉽게 굳지 않고 건조함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국에선 수분 흡수속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선진국은 기저귀 모양새가 중요해 최대한 얇게 만들어야 한다.

 

LG화학 관계자는 “SAP이 주로 사용되는 기저귀의 트렌드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을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며 “각 나라와 지역별 특징에 맞춰 다양한 실험을 했고, 현지 요구에 맞는 SAP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