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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희망]현대제철, 車강판은 시작일 뿐

  • 2014.11.27(목) 09:05

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동부특수강 인수로 급성장
확장된 외형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내실 강화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현대제철의 성장세가 무섭다. 국내 철강시장에서 독주하던 포스코를 견제할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고로 사업을 시작으로 자동차 강판에 이어 이젠 특수강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철강 업황 부진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이제 현대제철에게 남은 것은 내실 강화다. 외형은 이제 상당부문 규모를 갖췄다. 남은 것은 확장된 외형을 채울 내용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채운다

작년 현대제철은 3고로 가동에 들어갔다. 연산 1200만톤 규모의 쇳물을 생산하겠다던 오랜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현대제철의 3고로 가동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고로 업체인 포스코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인 자동차 사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갖추게 됐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의 고로 사업이 본격화되자 곧바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그 시작은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이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으로 쇳물에서 자동차 강판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예상됐던 시나리오였다. 시너지는 생각보다 컸다. 지난 2분기 현대제철의 실적은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7.7%나 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까지 인수하게 되면 현대제철은 자동차에 관한한 모든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결국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현대제철의 급부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탄탄한 자본력과 든든한 판로를 갖춰서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한 외형에 걸맞는 내용을 채우는 것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제철의 전체 철강제품 중 고부가 철강제품의 판매량은 지난 1분기 184만톤, 2분기 213만톤으로 증가했다. 올해 현대제철은 816만톤의 고부가강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41.3%에 해당한다.

◇ 건축용 철강제품 '업그레이드'

사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보다 건축용 형강과 철근 등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었다. 고로 사업 전에는 전기로 사업을 해왔다. 고철을 녹여 이를 철근 등으로 제작, 판매해왔다. 따라서 건축구조용 철강제품은 오늘의 현대제철을 있게 한 밑거름이었다.

최근 현대제철의 관심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있다. 자동차용 강판 등도 중요하지만 현대제철의 근간을 이뤘던 건축용 철강제품의 경쟁력 확보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건축용 철강제품의 품질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고성능 H형강인 SHN재(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 초고장력 철근 및 나사철근 등 고객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였다. 특히 SHN재는 최근 잦은 지진 등으로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주목, 현대제철이 이에 맞춰 선보인 제품이다.

▲ 현대제철은 최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외형을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 확대로 채워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SHN재는 외부충격에 최적화된 강재다. 고내구성과 고내진성을 지니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현장, 장보고 과학기지 건설현장 등에 이 소재를 공급했다.

고성능 및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초고장력 철근(SD500/600)도 현대제철 기술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초고장력 철근은 같은 건물을 짓더라도 철근 사용량이 절감된다. 또 공사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경제적인 자재다.

이와 함께 나사형 철근은 일반철근과 달리 나선형 마디가 있어 우수한 강도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건설현장 적용시 공사기간과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제품이다.

◇ 車강판 이어 후판까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에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 강판 분야에 있어서는 현대제철만큼 효율적인 구조를 가진 곳은 없다.

이제 남은 숙제는 글로벌 자동차 메어커들이 현대제철이 만든 자동차 강판을 찾도록 하는 일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자동차 강판 중장기 강종개발 방향을 '신강종·미래강종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두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까지 4년간 총 94종의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생산되는 완성차의 강판 수요에 99% 이상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자동차용 강판 7종을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 쇳물에서 자동차용 강판, 특수강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제철은 현재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용 강판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 총 94종의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한데 이어 올해에는 7종의 자동차용 강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제품의 강도는 향상시키면서 성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고성형성 초고장력강판, 충돌성능 강화를 위한 150K급 핫스탬핑 강판 등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자동차강판 생산 효율을 강화하기 위해 당진 2냉연공장에 1295억원을 투입, 연산 50만톤의 아연 및 알루미늄 도금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 중이다.

현대제철의 관심은 자동차용 강판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제철은 지난 4월 연산 200만톤 규모의 고부가가치 후판제품 생산이 가능한 1후판 공장 증설공사를 완료했다. 이로써 1, 2후판을 합쳐 총 350만 톤의 후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밖에도 TMCP(온도제어 압연기술) 공법을 통해 영하 50℃의 극한 환경에서도 강도와 용접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고성능 후판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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