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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을 맛 나네"…'순혈 전기차' 제네시스 GV60

  • 2025.04.23(수) 06:50

[차알못시승기]
3년 5개월 만의 부분변경 모델…판매 증진 꾀해
배터리 용량·회생제동 시스템 개선에도 가격동결

제네시스 GV60./사진=백유진 기자 byj@

지난 2021년 10월 출시한 제네시스 GV60은 제네시스 최초 전용 전기차다. 내연기관차로 먼저 출시했던 전기차 모델이 아닌, 처음부터 전기차로 제작한 '순수혈통 전기차'라는 뜻이다.

GV60은 판매가 본격화된 2022년 1만1031대(국내 5639대, 수출 5392대), 2023년 1만145대(국내 3198대, 수출 6947대)가 팔리는 등 2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4286대(국내 590대, 수출 369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에 제네시스는 약 3년5개월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판매 증진에 나섰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의 특징은 배터리 용량 증가, 디자인 개선 등의 상품성 강화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동결했다. GV60 판매량 증가를 위한 제네시스의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초여름 날씨를 연상케 했던 지난 21일, GV60을 타고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달려봤다.

제네시스 GV60./사진=백유진 기자 byj@

얼굴부터 달라졌다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언뜻 보기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제네시스 시그니처인 초미세렌즈(MLA, 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된 두 줄의 헤드램프가 그대로 유지된 탓이다. 다만 두 모델을 비교해보면 얼굴이 조금 달라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전면부 그릴을 비롯해 범퍼가 새롭게 디자인되면서 좀 더 선이 정리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네시스 GV60과 부분변경 모델(오른쪽)/사진=현대차 제공(왼쪽), 백유진 기자 byj@

최고 사양인 AWD(사륜구동) 퍼포먼스 트림 전용으로 나온 '21인치 다크 메탈릭 글로시 그레이 휠'도 시선을 끌었다. '차알못'이 봐도 휠 사이즈가 크다는 느낌이 확 풍겼다.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AWD 모델에 장착된 21인치 미쉐린타이어./사진=백유진 기자 byj@

차량 내부에서는 최근 출시한 GV70 부분변경 모델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화면 사이의 베젤을 없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통합돼 화면 사이 베젤이 사라지면서 깔끔한 느낌을 줬다.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사진=백유진 기자 byj@

반응이 좋았던 '크리스탈 스피어'는 그대로 유지했다. 크리스탈 스피어는 구(球)체 형태의 전자 변속기로, 시동을 걸면 180도 회전해 숨어있던 변속기가 나타난다. 고급 차량에서만 사용되는 스웨이드 내장재도 돋보였다. 물론 이는 가장 고가의 내장 디자인 옵션을 선택해야 누릴 수 있는 디자인이다.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크리스탈 스피어'./영상=백유진 기자 byj@

시승 차량에는 '디지털 사이드미러'도 탑재돼 있었는데, 처음이라 약간 낯선 느낌이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유리 거울 대신 카메라와 모니터를 탑재하는 것을 말한다. 사각지대 없이 후방을 확인할 수 있어 시야가 넓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거리감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다. 해가 강하게 들 때는 모니터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디지털 사이드미러'./영상=백유진 기자 byj@

미끄러지듯 가속…전기차만의 민첩함

시승차가 퍼포먼스 모델인 만큼, 달리는 맛도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전기차답게 상당히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고, 풍절음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괜히 '제네시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력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게 만드는 '부스트 모드'도 운전의 맛을 더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핸들 우측 하단의 부스트(Boost)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이 붉게 바뀌며 민첩하게 달려나갔다. 퍼포먼스 AWD 모델 기준 부스트 모드 작동 시 최고 출력은 360kW(킬로와트시)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초만에 가속한다고 한다.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운전 보조 기능./영상=백유진 기자 byj@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였다. 속도를 많이 줄이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넘어봤는데, 생각보다 덜컹거림이 적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적용된 전·후륜 쇽업소버(스프링 신축 작용을 억제해 차제를 안정시키는 장치) 밸브를 개선한 덕분인 듯했다.

또 제네시스는 승차감 향상을 위해 GV60에 기존 전륜 서스펜션에 적용됐던 하이드로 부싱을 후륜 서스펜션에도 추가했다. 하이드로 부싱은 부품 내부의 오리피스(orifice)라는 관을 통해 흐르는 유체가 충격을 흡수해 충격 감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제네시스 GV60 스티어링 휠./사진=백유진 기자 byj@

GV60의 또 다른 특징은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이다. 회생 제동은 차량 감속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속도로나 평지에서는 단계를 낮추고, 내리막길이나 정체 구간에서는 단계를 높이면 더 많은 배터리를 비축할 수 있다. 다만 전기차에 서툰 이들이 회생 제동을 조절하며 운전하는 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개발된 게 회생 제동 단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이다.

특히 GV60에 적용된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은 전방의 교통 흐름과 운전자의 감속 패턴뿐 아니라 과속 카메라, 방지턱, 회전 교차로 등 다양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주행 상황별 최적의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실제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성화한 뒤 주행해보니, 전방 차량이 속도를 줄이자 알아서 감속하며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했다. 간혹 회생 제동에서 느껴지는 꿀렁거림이 느껴지긴 했지만, 조작에 서툰 탓인듯 하다. 익숙해지면 장거리 운행할 때 피로감이 덜하겠다 싶었다.

제네시스 GV60 트렁크./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날 주행을 마친 뒤 전비(전기차 연비)는 서울에서 인천으로 약 48km 주행했을 때 5.0㎞/㎾h, 인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약 47km 주행 시 5.2㎞/㎾h였다. 제네시스가 밝힌 퍼포먼스 AWD 모델 기준 전비(4.0㎞/㎾h)에 비하면 우수한 수준이다. 여러 차례 가속을 반복하고 부스트 모드를 사용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GV60은 기존의 77.4kWh보다 커진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451km에서 481km로 늘어났다. 다만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채워지는 시간은 18분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제네시스 GV60 실내 공간./영상=백유진 기자 byj@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가격이 동결이나 다름없다는 점이 이번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본가는 6490만원부터 시작하며 퍼포먼스 AWD 모델은 7288만원이다. 다만 쓸만한 옵션까지 추가하면 9000만원 수준까지 오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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