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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에쓰오일…"샤힌 가동까지 버틴다"

  • 2025.04.28(월) 15:46

정유·석화 부진에 기대치 밑돌며 적자전환
관세·유가 변수 속 하반기 수요 반등 기대
'샤힌 프로젝트' 중장기 성장 기반 드라이브

/그래픽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했다. 시장 기대치를 1000억원 가량 밑도는 적자를 기록, '어닝 쇼크'를 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정제마진 하락 여파 탓이 컸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인한 석유 수요 위축 △원유 시장 변동성 심화 △석유화학 시장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은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요 회복과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트럼프發 관세에 석유 수요 급감

에쓰오일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조9905억원, 영업손실 215억원, 순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감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822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사업별로 살폈을 때, 정유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매출은 7조72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568억원에 달했다. 싱가폴 정제마진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역내 수급 악화로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이 기간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전년 동기(5.0달러) 대비 72% 급감했다. 전분기(2.5달러)와 비교했을 때에도 44% 하락한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역내 일부 정유공장의 정기보수 연기로 정제마진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국제유가 변동성도 정유부문에 부담을 더했다. 해당 기간 두바이유 가격은 미국의 산유국 제재 여파로 급등, 이후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축소 발표에 또다시 급락하며 출렁였다. 실제 두바이유는 지난 25일 기준 배럴당 67.23달러로 연초 대비 7.95달러 하락했다.

석유화학부문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매출 1조1280억원, 영업손실 745억원을 기록했다. PX(파라자일렌) 시장 스프레드는 일부 개선됐으나, 벤젠과 프로필렌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미국 관세 부과 우려로 아로마틱 제품 거래가 위축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활기유부문이 홀로 선방했다. 매출 7905억원, 영업이익 1097억원을 냈다. 원재료(VGO)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다소 하락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갔다. 

에쓰오일 부문별 분기 영업이익./그래픽=비즈워치

에쓰오일은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관세 협상 전개 양상이 정제마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최근 OPEC+ 증산 발표에 따라 원유 조달 비용이 하락, 2분기 말부터 정제마진이 시차를 두고 점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강경돈 에쓰오일 전무는 "미국의 관세 이슈가 여전히 진행되는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관세 이슈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낮은 유가에 기반한 수요 회복과 OSP(공식판매가격) 하락으로 상반기 말부터 정제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도 나름의 호재가 예상된다. 강 전무는 "중국 추가 경기 부양책과 아로마틱 제품의 하절기 휘발유 블렌딩 수요 회복 정도 등에 따라 석유화학 시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윤활기유부문도 2분기 계절적 수요 증가와 글로벌 주요 공급사들의 정기보수가 맞물리면서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힌 가동·배당 강화…비전 '투트랙' 

중장기적으로 공급 증가 제한과 및 수요 증가세 지속에 따른 '견조한 펀더멘털'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약 9조3000억원을 투입해 스팀크래커(COTC) 기반 정유·석화 통합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정률은 65.4%로, 내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강 전무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사 신규 투자 억제 및 산업 구조조정을 유발해 공급을 억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과 중국 경기 부양 정책 덕분에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빠르면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하는 2027년 중반부터 공급 과잉이 점차 해소, 이에  석유화학 마진도 개선될 것"이라며 "건설 중인 스팀 크래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췄고 정유 공장의 저부가가치 부산물을 원료로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2025~2026년 회계연도 동안 배당성향 2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성장과 주주환원을 병행해 기업가치 제고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국 관세 인상이 에쓰오일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 및 윤활 제품은 미국 수입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며, 석유화학 제품 중에서도 MX(혼합자일렌)를 제외한 PX·벤젠·PO 제품이 일부 대상"이라며 "이들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0.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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