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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화·조선'..저유가 쇼크 속으로

  • 2015.01.08(목) 16:02

국제유가 하락 여파 대비책
친환경車 및 신재생에너지 위축 우려

 

새해 들어서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 당 50달러 선이 무너졌다. 2009년 이후 6년여 만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 당 48.65달러에 거래를 마쳐 50달러선 회복에 실패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산업 중 정유와 석유화학, 조선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조선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수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산업연구원·금융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공동으로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들 산업은 유가하락 대응전략 마련은 물론 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유가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및 투자 감소 우려가 있어 신시장 개척과 기술개발에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

 

◇ 정유 : 폭우

 

정유산업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유가하락으로 원유도입가격과 석유제품 판매가격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 스프레드(원유도입가격과 판매가격 차이)는 지난해 2월 배럴 당 17달러에서 10월 3.8달러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정유부문 경영실적은 2013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원유가격 대비 제품 수출가 하락폭이 커 수출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출인 국내 정유사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작년 3분기 원유도입단가 하락폭보다 제품 수출단가가 3배 이상 더 하락해 수출채산성이 24%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 석유화학 : 먹구름

 

석유화학 산업은 유가 하락으로 원료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 판매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 지난달 첫째 주 합성수지, 화섬원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 자료: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

 

이에 더해 구매업자들이 판매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어 재고누적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의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석화산업의 범용산업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여서 적극적인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조선 : 단기-악재, 장기-호재 

 

보고서는 조선업에 대해선 해양플랜트 및 친환경선박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일 메이저의 수익 원천이었던 유가상승세가 꺾이고, 오히려 유가가 급락하고 있어 이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유가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 친환경선박으로의 전환이 둔화돼 발주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유가 약세가 호재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하락에 따른 국내외 경제가 활성화되면 물동량이 증가하고, 이는 선박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셰일가스나 오일 등 에너지 공급이 늘면 LNG선과 탱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점쳤다.

 

◇ 자동차 : 웃다가 울다가

 

자동차산업에 있어 유가하락은 양날의 칼이다. 보고서는 자동차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료비 부담 감소는 자동차 판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중대형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저유가는 친환경자동차 판매를 감소시킨다. 일반 소비자들의 친환경차량 구매는 연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또 산유국들의 경제적 타격으로 이들 국가에 수출하는 자동차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 전체 자동차수출에서 중동 국가가 포함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중은 13.9%, 러시아는 7.7%여서 산유국 수출비중이 20%를 넘는다.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수출에 타격을 받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에 대한 자동차수출은 3.1% 감소했다.

 

보고서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클린디젤 수요증가 등 유가하락에 따른 수요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산유국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신재생에너지 : 사업성 감소

 

고유가시절 주목받던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석유 발전단가의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되고,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큰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특히 보고서는 독일의 보조금 축소나 스페인의 신재생에너지 모라토리움 등으로 주요국의 보조금 시장까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사업의 경우, 한 때 국내 대기업들의 신성장동력으로 확장을 추진했지만 한화나 OCI 등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투자 비용일 덜 드는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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