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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표라도 더' 삼성물산 표심얻기 총력전

  • 2015.07.09(목) 16:16

삼성물산, 소액주주 방문해 합병 찬성 권유
국민연금 결정이 합병 성패 좌우할듯

오는 17일로 예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이 표심 얻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주요주주 설득은 물론 소액주주들의 집까지 찾아가는 등 찬성표 모으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엘리엇 역시 전날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합병 반대표 결집에 나선 상태다.

 

삼성물산과 엘리엇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여부에 따라 이번 합병의 성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삼성, 표심잡기 총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일 합병에 이의를 제기해온 네덜란드연기금 자산운용사측을 직접 만나 지배구조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최근 발표된 합병 삼성물산의 주주가치 제고방안 등의 실천 의지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연기금이 삼성물산에 투자한 해외 장기투자자들의 대표격이라는 점, 그리고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합병 반대에 나선 이후 이 부회장이 직접 외국인 주주를 접촉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주목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이 해외 주요기관투자자나 주주들을 만나 합병 당위성 등을 설명하는 등 외국인 주주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김신 사장은 지난 8일 "외국인 주주들중에서도 합병에 찬성하는 분들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엘리엇의 주장에 동조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일단 삼성은 이건희 회장과 계열사가 가진 지분, 자사주를 인수한 KCC, 국내 자산운용사들 정도를 합병 찬성 지분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 설득작업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소액주주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 모임 카페에는 삼성물산 직원들이 방문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삼성물산 직원들이 방문해 합병 찬성을 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삼성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다 해야 하는 상황 아니겠냐"고 밝혔다. 

 

엘리엇 역시 전날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합병비율이 불공정한 만큼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엘리엇은 이 서신에서 합병 반대 의결권 행사방법과 절차 등을 소개했다. 주주총회 참석이 어려운 해외주주들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보통 외국인 주주들은 대리인을 통해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임 대리인이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합병안에 대한 찬반여부를 입력해야 한다. 이 시한이 주총전 5거래일인 만큼 9일 밤 12시까지 적용된다. 찬반여부에 대한 결과는 주주총회 당일 공개된다.

 

 

◇ 국민연금 표심이 좌우

 

아직 삼성이나 엘리엇 모두 확신을 가질 만큼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출석주주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의 3분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삼성물산 평균 주주총회 참석률은 60% 수준이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출석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40~50% 가량의 지분을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역시 20% 이상 표를 모아야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결국 11.21%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이번 합병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평가다. 김신 사장은 "국민연금이 찬성한다면 합병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자로서 합병 후 우리(삼성물산)가 얘기하는 대로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듯하다"며 "우리는 (합병 이후) 성장 스토리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고, 국민연금도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국민연금은 당초 9일이나 10일 투자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연기한 상태다. 아직 정확한 위원회 개최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만일 투자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경우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로 이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합병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는 의견을 냈다는 점이 부담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외에 제일모직 지분도 가지고 있어 합병 무산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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