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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디젤의 몰락, LG화학·삼성SDI 날개 달까

  • 2015.10.01(목) 07:43

디젤보다 전기차 주목
LG화학·삼성SDI 지속적인 증설로 수혜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고연비’ 디젤 차량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폭스바겐의 클린 디젤이 사기극으로 판명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깨지고 있다. 반대급부로 친환경차인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업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디젤 대신 전기차

 

최근 자동차 시장에선 연비 및 환경규제 강화가 큰 이슈였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이 기준을 강화했고,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각종 신기술을 적용하고,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폭스바겐은 ‘고연비 친환경’ 엔진으로 알려진 ‘2.0 TDI 엔진’을 바탕으로 디젤차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미국 환경보호청 조사 결과, 폭스바겐 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가 미국 환경기준보다 많게는 40배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선 이를 자동차 업계의 지형을 뒤흔들만한 사건으로 평가한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국의 연비 테스트 및 환경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내 전자인증 방식이던 배기가스 테스트는 실제 주행인증 방식(RDE)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또 각종 환경 규제와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연비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의 점유율이 일정부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이번 사태로 성장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678만대에서 오는 2020년에는 1045만대로 연평균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내년 이후부터 판매량이 더 빠르게 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 솔라앤에너지 등 종합

 

◇ LG화학·삼성SDI, 수혜볼까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전기차 리서치업체인 EV 옵세션(Obsession)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생산한 기업은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이 점차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886메가와트시(M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고, 삼성SDI는 6위(314MWh)에 올랐다.

 

또 파나소닉은 미국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닛산자동차의 자회사인 AESC(2위)는 타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 자료: 글로벌 전기차 리서치업체 EV Obsession

 

이는 LG화학과 삼성SDI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배터리 공급처로 확보하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북미 지역에선 GM과 포드, 유럽에선 르노와 볼보 등 전 세계적으로 20여개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중국에선 시장 점유율 1위인 상해기차를 비롯해 장안기차와 제일기차, 최근에 수주한 체리차 등을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LG화학은 현재 중국 남경에 연간 1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유럽에도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역시 중국 시안에 연 4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하고,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BMW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마힌드라, 포르쉐와 페라리, 벤틀리 등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LG화학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낸 만큼 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며 “내년 이후에는 경쟁사와 격차를 크게 벌려 세계 1위를 향해 달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사업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3조15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이들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은 각각 4.7GWh(기가와트시)와 4GWh로 세계 1·2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증설로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가장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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