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현대상선 회생 '9부 능선' 넘었다

  • 2016.06.01(수) 15:47

채무조정 성공…용선료 인하도 가시화
남은 숙제 해운동맹 재가입, 전망 긍정적

현대상선의 회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초 용선료 인하 협상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한고비 한고비 넘으며 항해중이다. 가장 중요한 키(Key)인 선주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진척을 보이면서 나머지 절차들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통한 채무조정이 가결됐다. 이제 남은 것은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가입이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얼라이언스 가입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의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면서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채권자 집회 성공적 마무리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총 세차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6300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에게 회사채의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남은 채무는 2년 거치·3년 분할 상환하는 채무조정안을 내놨고 사채권자들은 100% 동의했다.

1일에는 남은 1743억원의 채무재조정 협의를 진행했다. 사채권자 집회 첫날 100% 찬성으로 채무조정안이 가결된 만큼 이번 협의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이날 오전 진행된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의 50% 이상을 출자 전환하고 남은 채무는 연 1% 이자로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받는 채무 조정안이 통과됐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번 BW에는 다른 채권들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채무조정안에 대해 쉽게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상선측의 채무조정안을 수용했다. 이제 남은 사채권자 집회는 무보증사채 1200억원으로 이날 오후 늦게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만일 무보증사채 1200억원에 대해서도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다면 현대상선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비협약채권 8042억원에 대한 채무조정이 완료된다. 현재 전망은 낙관적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대상선의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현대상선이 회생을 위한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수행해온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용선료 협상 집중' 전략이 주효

채권자들이 이처럼 현대상선의 채무조정안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가 낙관적이어서다. 아직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협상에 일정부분 진전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현대상선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전환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 협상은 현재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용선료 인하 협상에 집중해왔다. '용선료 인하 협상 성공→사채권자 집회 채무조정 성공→해운 동맹 가입→회생 발판 마련'이 채권단과 현대상선이 준비해온 프로세스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모든 프로세스의 시작인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사안의 중요성때문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나서 지원사격을 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에 용선료 협상은 현재 큰 틀에서의 타협을 거쳐 세부사안 조정 단계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현대상선이 바랐던 용선료 28.4% 인하에는 못미치겠지만 최소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인하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남은 것은 해운동맹 가입…긍정적 전망

이제 남은 것은 해운동맹 재가입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해운동맹 G6에 가입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G6에 속해있던 독일 하팍로이드·일본 MOL·NYK 3사가 새로운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진해운은 현재 'THE 얼라이언스'에 포함돼있지만 현대상선은 아직 편입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도 '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 현재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된 해운사들.

마침 오는 2일 G6 하반기 운영에 대한 회의가 열린다. 새로운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는 내년 4월에 출범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대상선의 'THE 얼라이언스' 가입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현대상선은 '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 해운동맹측과 별도의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현대상선이 회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에 집중했고 채권단이 요구한 회생 프로세스를 충실하게 이행해왔다는 점에 대해 업계와 시장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이 그동안 회생을 위한 노력들을 해왔고 이후 잇따라 가시적인 성과들을 내고 있다는 점이 현대상선에 대한 시선이 바뀌게 된 원인"이라며 "해운동맹 가입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